사람과 사람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아시아 대륙회의 다녀온 신우식 신부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23-03-07 수정일 2023-03-07 발행일 2023-03-12 제 3334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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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구성원 의견 모으는 시노달리타스는 이제 시작”
다양성 안에 일치 이룬 아시아교회
‘평신도 양성’, 가장 중요한 과제

“아시아 대륙회의는 다양성 안에서 일치를 찾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아시아의 다양한 나라들이 시노드 여정을 함께 나누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컸습니다.”

주교회의 사무국장 신우식(토마스) 신부는 2월 24일부터 26일까지 태국 방콕 반푸완 사목센터에서 열린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아시아 대륙회의에 한국교회를 대표해 참석한 뒤, 추기경과 대주교, 주교, 사제, 수도자, 평신도, 남성과 여성 모두가 모여 ‘함께 걸어가기’(Walking Together)를 했다는 것에서 의미를 찾았다.

신 신부는 이번 아시아 대륙회의 참가에서 느낀 아시아교회의 특성에 대해 “분단국인 남북한을 비롯해 미얀마, 이란, 파키스탄 등 분쟁 국가들이 많고 다문화와 다민족, 다종교 사회이면서 제2차 세계대전 때 많은 피해를 겪었던 지역이어서 ‘피스 메이커가 되자’, ‘평화의 다리가 되자’는 말을 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교회는 유럽과도 다르고 아프리카와도 다른 특성이 있고, 아시아교회가 다양성 속에서 일치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신 신부는 2박3일간 쉼 없이 이어진 아시아 대륙회의 과정에 대해서는 “추기경, 주교, 사제, 수도자, 평신도가 골고루 섞인 8명이 한 조를 이뤄 각자 2분씩 의견을 말하고 2분간 침묵하고 다시 각자 2분씩 의견을 발표하는 과정을 반복했다”며 “우리 의견이 과연 ‘최종문서’에 반영이 될까 하는 부정적 인식을 갖는 분도 있었지만, 다양한 의견들을 점차 하나로 모아 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참석자 중에는 ‘회의 과정이 피곤하다’거나 ‘이제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저는 이번 아시아 대륙회의가 시노드의 시작이라는 인식을 했다”고 강조했다. 신 신부는 “시노달리타스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다양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경청’의 자세이고, 아시아 대륙회의를 마치면서 시노드는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신 신부는 아시아교회 다양한 참석자들과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특히 ‘양성’, ‘포용과 환대’, ‘제도적 개선’ 등이 아시아교회가 풀어가야 할 과제임을 발견했다.

‘양성’과 관련해 신자들은 사제나 수도자 양성을 먼저 떠올리지만, 신 신부는 평신도 양성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에 의하면 평신도는 온전히 교회와 세상 모두에 속해 있기 때문에 평신도야말로 세상의 빛처럼 살아갈 수 있는 존재로서, 세상과 교회를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않고 세상과 교회 모두에서 일치된 신앙인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평신도를 양성하는 것이 아시아교회에 주어진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성소수자나 이혼 후 재혼자 등 교회 내에서 ‘숨은 신자’로 살 수밖에 없는 이들을 교회 안으로 어떻게 끌어들이고, 그러기 위해 교회 제도를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이뤄졌다.

신 신부는 마지막으로 “선교는 선교사만이 아니라 하느님 백성 모두가 하는 것이고, 복음화 없이는 교회도 없기에 하느님 백성의 첫 번째 사명은 복음화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