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 사랑의 딸회(중)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2-12-06 수정일 2022-12-06 발행일 2022-12-11 제 3322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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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 담장 허물고 세상에 다가가

공동체 저녁기도 모습.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 사랑의 딸회 제공

“(회원들은) 하느님의 섭리에 대한 신뢰와 그들의 전존재와 가난한 사람들 안에서의 그들의 섬김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것 외에 다른 서원을 하지 않습니다.”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 사랑의 딸회 초대원장이자 공동창립자 성 루도비카 드 마리약 수녀(루이즈 수녀)는 ‘사랑의 헌장’을 통해 회원들이 수도자 그 이상으로 하느님께 투신해 살도록 초대했다.

수도회의 영성은 수도회 공동창립자 성 빈첸시오 드 폴 신부(빈첸시오 아 바오로 신부)의 모범을 따라 모든 자선의 모델이며 근원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를 공경하며 영적, 물적으로 가난한 이들 안에 계신 주님을 섬기는 것이다.

수도회는 빈첸시오 성인과 루도비카 성인의 가르침에 따라 그리스도를 섬긴다. 바로 성부를 흠숭하는 분이시며, 성부의 사랑 계획에 ‘종’이신 분이며,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시는 분인 그리스도를 따른다. 이를 위해 겸손, 소박, 사랑의 복음정신으로 가난한 사람들 안에서 그리스도를 섬기기 위해 공동체 안에서 자신을 온전히 바친다.

수도회가 이 영성을 구현하기 위해 한 일은 ‘담장’을 허무는 일이었다.

1633년 수도회가 설립될 당시 ‘수녀’란 수도원 안에서 엄격한 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이들이었다. 그러나 수도회는 수도원 담장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시대의 요구에 응답해 세상 한가운데로 뛰어드는 ‘경계인’의 삶을 살아갔다. 바로 기도와 공동체 생활이라는 수도원 안의 삶과 사도직이라는 수도원 밖의 삶이라는 경계가 균형을 이루는 삶이다.

‘경계인’으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수도회는 다른 수도회와 다른 방식으로 ‘서원’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도회들은 정결, 가난, 순명을 서원하지만, 사랑의 딸회는 여기에 ‘가난한 사람들을 섬김’을 더해 4가지를 서원한다.

‘종신 서원’도 없다. 사랑의 딸회는 수련기를 포함해 5~7년 사이에 첫 서원을 하고, 첫 서원 후에는 모든 회원이 해마다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에 서원을 갱신한다. 이를 통해 수도회는 매년 쇄신하면서 고통받는 형제자매들을 통해, 시대적 표징을 통해 그리고 교회를 통해 끊임없이 호소하시는 하느님의 초대에 지속적으로 응답하는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성모 마리아에 대한 신심도 수도회 영성에서 빠뜨릴 수 없는 부분이다. 루도비카 수녀는 이 세상에 생명을 주기 위해 하느님께 선택된 여인인 마리아에게서 겸손을 배워야한다고 강조했다. 루도비카 수녀의 첫 서원일이자 해마다 수녀들이 서원을 갱신하는 날이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인 것도 하느님 아들의 육화를 경축하고 주님께 대한 마리아의 전적인 증여를 경축하는 축일이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1830년 ‘기적의 메달’로 유명한 성모 발현이 프랑스 파리에 자리한 수도회 본원 성당에서 일어났다. 수도회 회원이었던 성 가타리나 라부레 수녀는 성당에서 기도하던 중 3번의 성모 발현을 겪었고 이때 모습과 메시지가 ‘기적의 메달’에 담겼다.

공동체의 공동합의성을 위한 대화.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 사랑의 딸회 제공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