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제26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시상식] 이모저모·수상소감

박민규 pmink@catimes.kr,사진 이승훈·염지유
입력일 2022-11-08 수정일 2022-11-09 발행일 2022-11-13 제 3318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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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학문 발전에 기여한 연구자들에게 격려를

본상을 수상한 장인산 신부(왼쪽)와 공로상 수상자 윤민구 신부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가톨릭학술상(이하 학술상) 제26회 시상식이 11월 3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 6층 성당에서 열렸다. 가톨릭신문 유튜브로도 생중계된 이날 시상식에서는 가톨릭신문사 사장 김문상(디오니시오) 신부의 인사말과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의 격려사, 학술상 후원사인 BESKO ㈜득인기공 권오광(다미아노) 대표이사의 축사가 이어졌다. 운영위원 겸 심사위원 조광(이냐시오) 교수와 이재룡(시몬) 신부가 경과보고와 심사평을 전했고, 시상식이 진행됐다. 특별히 이번 시상식에는 지난 7월 네덜란드 교황대사로 임명된 장인남(바오로) 대주교도 참석해 축사를 건넸다.

◎… 학술상은 가톨릭 신학과 철학 등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업적을 통해 교회의 학문적 발전에 기여한 연구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됐다. 한국의 대표적 평신도 신학자인 고(故) 양한모(아우구스티노, 1921~1992) 선생의 평생 숙원이었던 신학 연구와 교회의 학술 창달 유지를 위한 지원 육성의 뜻을 기려, 1997년 고인의 5주기를 맞아 유족들이 소정의 기금을 출연해 가톨릭신문사가 제정하면서 시작됐다. 현재 BESKO ㈜득인기공에서 그 뜻을 이어받아 후원하고 있다. 권오광 대표이사는 이날 축사에서 “26년 역사에 빛나는 학술상이 한국교회 학술 연구 발전에 더욱 기여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진심 어린 지원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 이번 학술상에는 본상과 연구상 부문 통합 후보 36건, 권수로는 44권의 저서들이 추천됐다. 이 가운데 20여 명의 전문가들이 모여 17년 만에 29권을 완간한 「교부들의 성경주해」 총서가 본상으로 선정됐다. 또 한국교회 순교사를 꾸준히 연구하며 결실들을 발표하고 고문서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학술적 업적을 기려 윤민구 신부(도미니코·수원교구 원로사목)를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아쉽게도 연구상 수상자는 없는 것으로 결정지었다.

김문상 신부는 인사말에서 “올해도 엄정한 심사로 우수한 작품을 선정하기 위해 운영위원들이 노고를 아끼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가톨릭신문사는 학술상을 통해 한국교회 학술발전에 크게 기여한 학자들의 성과를 기리고 격려하면서 학술의 지평을 넓혀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환길 대주교는 격려사를 통해 “한국교회 학술발전을 위한 주변 현실은 여전히 척박하다”며 “이런 현실 속에서 교회의 영적 성숙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지고 있고, 학술상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소중한 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본상을 받는 한국교부학연구회와 공로상 수상자인 윤민구 신부는 한국교회 학술발전을 위한 탄탄한 토대를 만들어 줬다”며 “갖은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이 학술의 길에 정진하고 노고를 아끼지 않은 수상자 모두에게 진심 어린 축하를 건넨다”고 덧붙였다.

◎… 이날 시상식에는 장인남 대주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장 대주교는 본상 수상자 한국교부학연구학회 회장 장인산(베르나르도) 신부의 동생으로, 둘은 우애 좋은 형제지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장 대주교는 축사에서 “어려서부터 형님 신부님을 따라가면 좋은 일이 생겼다”며 “오늘 이 자리에 초대받게 된 것도 형님을 잘 따라다닌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교회 학술은 하느님에 대한 진리를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탐구하는 영역이며, 그리스도인이 이 세상에 복음을 보다 잘 전하기 위해 꼭 필요한 분야”라면서 “학술상이 이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 앞으로도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기도한다”고 말했다.

■ 수상소감

본상 / 한국교부학연구회 회장 장인산 신부

“앞으로도 교부 가르침 발굴해 갈 것”

큰 빙산이 물속에 숨겨져 있습니다. 저희가 끄집어낸 작업물은 작은 부분에 불과합니다.

20년 역사를 이어온 저희 연구회가 번역한 「교부들의 성경주해」 29권 전집을 이처럼 격려해 주시니, 앞으로도 더 분발해서 물속에 잠겨있는 교부들의 가르침을 발굴해 한국교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뒤돌아보면서 생각나는 낱말은 ‘감사’입니다. 총서를 완간하는 데 기여하신 모든 분께 감사를 전합니다. 특히 연구회 초대회장 고(故) 이형우(시몬) 아빠스를 기억합니다. 하늘나라에서 누구보다 총서 완간을 기뻐하실 것입니다. 아울러 20년 동안 교부들의 보화를 이 땅에 소개하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았던, 교부학 동지들과 기쁨을 나눕니다.

시작부터 판권 문제와 비용 문제 등 큰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연구회 회원들과 여러 후원자들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이 본상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 듯했던 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어 기쁘고 행복합니다.

공로상 / 수원교구 원로사목 윤민구 신부

“후학들이 발전 이뤄가길 기대”

상을 받으려 한 일이 아니고 그저 신학교와 본당, 성지에서 배운 대로 성실하게 노력했을 뿐인데 상을 받게 되어 감사하고 송구스럽습니다.

로마에서 공부할 때 103위 시성 청원인으로 임명됐습니다. 그때 아는 것이 별로 없어 시성부 문서고 담당자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한국교회 자료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그때 알았고, 자료 수집과 연구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연구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너무 서두르지 않고, 역사연구방법론에 맞춰 철저한 분석과 비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연구도 혼자 힘만으로 이뤄질 수 없듯이, 저의 연구 역시 선학(先學)들의 연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자료를 수집하고 원문을 판독, 번역해 책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도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후학들이 이어갈 한국교회의 학문 발전에 조그만 돌 하나 얹은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합니다.

11월 3일 제26회 한국가톨릭학술상 본상을 받은 한국교부학연구회 회원들이 조환길 대주교(오른쪽 두 번째), 장인남 대주교(왼쪽 세 번째), 득인기공 권오광 대표이사(맨 왼쪽)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 6층 성당에서 열린 제26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은 윤민구 신부(뒷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와 동료 사제, 손골성지 봉사자 및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장인남 대주교(왼쪽)가 친형인 한국교부학연구회 회장 장인산 신부 본상 수상을 축하하고 있다.

한국가톨릭학술상 시상식에 참석한 신자들이 수상작 자료를 보고 있다.

박민규 pmink@catimes.kr,사진 이승훈·염지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