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2022 서울 시그니스 세계총회] 교황청 홍보부 파올로 루피니 장관 인터뷰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22-08-23 수정일 2022-08-24 발행일 2022-08-28 제 3308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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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향한 저널리즘, 교회 공동체 성장시키는 밑거름 될 것”
한국교회 더 큰 역할 하려면
보편교회·세상과 교류 넓혀야
미디어 발달한 초연결 시대
소외되는 사람 위한 노력 필요
가톨릭 언론은 교회의 빛과 소금
젊은 세대 교회로 이끌어 가길

교황청 홍보부 파올로 루피니 장관은 “한국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인식하고 서로 교류하며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국은 이번이 첫 번째 방문인데요, 많은 분들이 따뜻하게 환영해 주시고 미소로 맞아주신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한국인들의 밝고 따뜻한 환대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습니다. 특별히 한국교회가 짧은 역사 안에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 사람들의 따뜻한 환대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2022 서울 시그니스 세계총회 참석차 한국을 찾은 교황청 홍보부 파올로 루피니 장관은 한국에 대한 첫인상을 ‘환대’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러한 ‘환대’를 보이는 한국과 한국교회가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아시아, 세계교회 안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루피니 장관은 “한국교회는 보편교회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인식하는 것과 서로 교류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더욱 큰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보편교회와 교류하고, 한국사회와 교류하고, 아시아 내에서 교류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화와 연결을 위한 소통이 중요

그런 면에서 이번 시그니스 세계총회는 한국교회에 커다란 의미를 준 행사다. 루피니 장관은 “한국에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총회를 통해 지역 교회가 연결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시작”이라고 밝혔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네트워크를 통해서 각 나라의 공동체와 연결하고, 각 나라 공동체의 시선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루피니 장관은 이번 총회의 의미에 대해 한국교회가 아시아교회를 비롯해 보편교회와 교류하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고 평가했다. 루피니 장관은 “보편교회는 한국의 시선이 필요하고, 한국교회는 로마의 시선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총회를 통해 각 나라 공동체의 시선을 나눌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총회의 주제는 ‘디지털 세상의 평화’다. 루피니 장관은 평화를 위한 저널리즘, 특히 가톨릭교회의 저널리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루피니 장관은 “이러한 저널리즘은 공동체를 성장시키고 교회를 성장시킬 수 있다”면서 “가톨릭교회는 저널리즘을 이해하고 역동적인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 기술은 빠르게 변화하고 모든 이들을 연결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초연결 시대에도 소외되는 사람들이 있다. 루피니 장관은 이번 총회에서 ‘초연결 시대에 고립되는 개인’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루피니 장관은 “어느 때보다 발달되고 앞선 기술의 시대이지만 우리는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러한 첨단 도구가 우리의 연결을 어떻게 도와줄지 그리고 외로움에 빠진 이들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을지 가톨릭 저널리즘의 시선으로 다가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초의 평신도 교황청 장관

루피니 장관은 2018년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평신도로서 교황청 부서를 이끄는 장관이 됐다. 루피니 장관은 “교황청에서 이런 역할을 맡게 될지 상상도 하지 못했다”면서 홍보부의 수장으로서 매일 자신이 얼마나 크고 어려운 역할을 맡았는지 깨닫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루피니 장관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항상 강조하는 ‘연결’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루피니 장관은 “교황청의 소식과 복음을 전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가능한 한 모든 이들에게 그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큰 예가 한국어를 포함해 40개 이상의 언어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과 교회의 가르침을 전달하고 있는 ‘바티칸 뉴스’다. 루피니 장관은 “40개 이상의 언어를 통하여 안내하고 있고 지역 교회와 함께 일하고 있다”면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늘 경청하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 내 평신도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교황의 평신도 역할 강화의 가장 큰 예가 바로 루피니 장관이다. 루피니 장관은 “평신도로서 홍보부 장관 역할을 맡게 됐지만, 평신도와 성직자, 주교를 구분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모두가 교회의 봉사자로 부름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세례를 통하여 보편사제직에 부름받았다”면서 “각자의 책임과 역할을 받아들이는 것과 교회 안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봉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진리를 수호하는 언론 돼야

루피니 장관은 일반 언론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했다. 나폴리의 ‘일 마티노’(Il Mattino)에서 일을 시작해 로마 ‘일 메사제로’(Il Messaggero), 이탈리아 국영방송사 ‘라이’(Rai) 등을 거쳤다. 그에게 언론인의 가장 큰 사명은 무엇일까?

루피니 장관은 “언론인들에게는 진리를 찾는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가톨릭 언론인은 교회 안에서 성령의 인도에 따라서 진리를 찾고 그것을 언론을 통해서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톨릭 언론인들은 교회 안에 “아주 생동감있고 살아있는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루피니는 “가톨릭 언론인은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진리를 추구하면 아주 작은 공동체 안에서라도 조그만 소금으로서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루피니 장관은 가톨릭 언론이 청년들이 복음을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루피니 장관은 “젊은 세대들과 함께 하는 것은 가톨릭 언론인의 역할”이라면서 “바로 젊은이들을 교회로 이끌고 그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세상은 소비주의와 개인주의 등으로 젊은이들이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면서 “젊은이들이 복음 안에서 세상에서 느끼는 어려움들을 이겨내 복음의 기쁨을 발견할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파올로 루피니 장관은…

1956년 시칠리아 팔레르모에서 태어나, 1979년 로마 사피엔차대를 졸업했다. 졸업 후 ‘일 마티노’를 비롯해 다양한 신문사와 라디오 및 TV 방송국에서 일했다. 2018년 이탈리아 주교회의 운영 방송사 TV2000에서 일하던 중 교황청 홍보부 장관에 임명됐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