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지음/292쪽/1만6000원/시공사
올해로 등단 50주년을 맞는 정호승(프란치스코·사진) 시인이 인간의 삶과 존재에 대한 웅숭깊은 성찰과 동화적 상상력, 시적 감성으로 우화(寓話)소설을 빚어냈다.
우화소설 「산산조각」은 50년 동안 시, 동시, 동화, 에세이 등 다양하게 시적 세계를 표현해온 정 시인의 문학관을 집대성한 작품이다. 정 시인은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지, 그 가치를 어떤 모습으로 살아낼 것인지에 대한 묵상을 우화라는 형식을 빌려 전한다.
우화는 사람뿐 아니라 자연, 사물 등을 의인화해 그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삶을 풍자하고 지혜를 전하는 이야기 방식이다. 정 시인은 그동안 동화 등의 문학형식을 통해 서사에 시적 메시지를 담아왔지만, 삶의 숨은 뜻을 담아내기에는 어려움을 느껴왔다. 그러나 소재와 주제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우화는 정 시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인간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제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