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하느님의 자비 주일’ 맞아 9일 기도 봉헌한 천주교사도직회 한국지부장 야렉 신부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2-04-20 수정일 2022-04-20 발행일 2022-04-24 제 3291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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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자비에 의탁할 때 참 평화 누릴 수 있어”

가엾은 마음·선·사랑이 ‘자비’로 이어져
하느님께 받은 자비, 이웃과 나눠야

“인간의 방법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면 평화를 얻지 못할 것입니다. 하느님 자비에 의탁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자비 주일’을 맞아 성금요일부터 9일 기도를 시작한 천주교사도직회(팔로티회) 한국지부장 야렉 카미엔스키 신부는 인간이 지닌 한계를 받아들이고 하느님 자비에 기댈 것을 당부했다.

교회는 부활 제2주일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지내고 있다. 이날 전 세계교회는 하느님의 자비를 기념하는 미사를 봉헌하고, 각 기도문도 하느님의 자비를 기리는 고유기도로 변경해 바친다. 이는 ‘자비의 사도’ 성녀 마리아 파우스티나 코발스카 수녀가 받은 예수님의 메시지에 기인한다.

천주교사도직회는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를 강조했던 성 빈첸시오 팔로티 영성이 이 시대에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성녀 파우스티나를 통해 전해주신 하느님의 자비 신심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성금요일부터 하느님의 자비 주일 전 토요일까지 9일 기도를 진행하며 하느님 자비에 더 깊이 의탁한다.

야렉 신부는 “파우스티나 성녀가 강조한 9일 기도는 하느님 자비의 샘으로 가기 위한 중요한 시간”이라며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살생이 일어나고 있는 오늘날 우리는 기도를 통해 더욱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접경국인 폴란드 출신 야렉 신부에게 이번 전쟁은 더 가깝게 다가온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기도하고 있고, 물적으로도 아낌없이 지원하려 한다”고 밝혔다.

“사실 이번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그리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두 나라 사이에는 역사적으로 깊은 골이 있습니다. 마치 일본과 한국의 관계라고 할까요. 하지만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고 하느님의 자비를 전하는 데에는 어떠한 이유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무조건 받아들이고 도와야 합니다.”

야렉 신부는 “지금 폴란드에서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위해 국경 없는 기도와 성체조배를 시작했고, 한국지부에서도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도와 함께 실질적인 지원도 준비하고 있다. 90박스의 구호 물품을 보낼 예정이며 2500만 원의 성금도 모금했다.

“가엾은 마음과 선, 사랑 이 세 가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이것들이 자비로 이어집니다. 이를 행하기 위해 우리는 계속 배우고 연대해야 합니다. 인간의 힘으로만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느님 자비에 의탁해야 하지요. 예수님은 이를 위해 끊임없이 중재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기도하고 그분을 따라 살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몸소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그런 모습을 따라 말입니다.”

또한 야렉 신부는 “더 많은 이들이 파우스티나 성녀의 일기를 통해 하느님의 자비가 얼마나 넓고 깊고 풍요롭고 무한한지를 깨달았으면 한다”며 “하느님 자비에 믿음으로 의탁해 그분의 자비를 풍성히 받고, 하느님께 받은 자비를 이웃에게 전하고 나누는 사도로서 기쁘게 살아가기를 함께 기도한다”고 밝혔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