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성금요일 특별헌금, 성지 생명수와도 같아

입력일 2022-04-05 수정일 2022-04-05 발행일 2022-04-10 제 3289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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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은 단순히 한 지역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영적 유산이다. 그런데 오랜 기간 전쟁과 같은 상황이 이어지는 곳이 바로 예루살렘이기도 하다.

예루살렘은 그리스도교뿐 아니라 유다교와 이슬람교 모두의 발상지로, 이곳엔 3대 종교의 주요 성지가 자리하고 있다. 반면 각 성지를 향한 애착은 구약 시대부터 오늘날까지도 이 지역 안팎의 종교적·정치적·사회적 불안을 야기하는 결과로 이어져왔다. 성지는 순례자들에게 신앙심을 고취시키는 거룩한 공간으로 자리하고 있지만, 정작 현지의 그리스도인들은 신앙을 지키기 위해 매일 고군분투해야 하는 것이다.

보편교회는 성금요일이면 예루살렘 성지에 대한 관심을 더욱 더 강조한다. 내 일상의 공간 바로 옆에 있는 성지가 아니라고 외면할 일이 아니다.

이날 전 세계 모든 신자들이 모아 보내는 특별헌금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성지대표부로 전달돼 성지 보호와 운영 등 각종 성지 사목에 활용된다. 특히 지역 사제 양성과 성서학 및 교회사학 연구 시설 운영, 신자 및 지역 주민들을 위한 교육·문화 사업, 자선 활동 등에 쓰인다. 많든 적든 우리가 모으는 정성은 성지 지역 형제자매들이 계속 살아갈 힘을 주고, 복음을 증거할 희망을 다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길어져 순례자들이 감소하면서 성지 사목 활동은 물론,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돌봄 활동에 극심한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다. 성금요일, 예루살렘의 성지를 보호하고 그 지역 형제자매들을 위해 사랑을 나누는 실천은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임을 다시금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