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비인두암 앓는 베트남 출신 응우옌씨

우세민 기자
입력일 2021-12-21 수정일 2021-12-21 발행일 2021-12-25 제 3275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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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 고통보다 가족에게 미안한 눈물이…

고향에 아내와 자녀 두고
선원·노동자로 힘든 생활
눈과 코 사이에 악성종양
얼굴 주변 계속 전이 악화


병원비·월세도 내지 못해
긴급의료지원 받았지만
막대한 치료비에 한숨만

대구이주민선교센터 박성민 목사(오른쪽)가 12월 18일 응우옌 반 두엔씨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몸이 아픈 것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더 이상 돈을 빌릴 곳이 없어요. 치료를 받으러 가야 하는데, 돈이 없어 가지 못했어요.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해요. 너무 막막해요.”

베트남인 응우옌 반 두엔(Nguyen Van Duyen·야고보·48)씨는 가족 생각에 그만 눈물을 터트렸다. 지난 8월 진단받은 비인두암 때문이다.

종양 위치가 눈과 코 사이에 있어 수술이 힘든 상황이다. 방사선요법과 항암치료를 할 수밖에 없지만, 한 차례 치료할 때마다 비용이 100만 원 가까이 되다 보니 부담이 너무 크다. 진단받기 전 검사 과정에서 모아둔 돈은 이미 바닥났다. 암세포는 점점 턱과 귀 쪽으로 번지고 있는데, 치료비 걱정 때문에 병원 갈 엄두를 못 낸다.

응우옌씨는 아내와 두 딸, 막내아들을 베트남에 두고 2013년 6월 선원비자로 한국에 왔다. 5년간 어부로 일하며 월급을 모아 베트남에 생활비를 보내고, 입국 때 썼던 비용을 갚았다. 2018년부터는 미등록 노동자로 대구의 한 제조업체에서 일해 왔다. 그러나 응우옌씨의 암 선고는 가족 모두의 삶을 멈추게 했다.

암 선고를 받고 응우옌씨는 베트남으로 돌아갈 생각이었으나, 코로나19 상황으로 귀국이 쉽지 않은 데다 더 나은 의료환경을 생각해 한국에서 치료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모아둔 돈도 없고,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인 탓에 건강보험이나 복지 혜택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 막막함에 응우옌씨는 지역에서 오랫동안 외국인 노동자들을 돕고 있는 대구이주민선교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박성민 목사를 비롯한 센터 직원들은 응우옌씨를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다행히 대구 동산병원 선교팀과 행동하는의사회로부터 긴급의료지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 충당해야 할 비용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박 목사는 “아픈 것도 아픈 것이지만 치료 과정에서 형편이 안 되어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그래서 때를 놓쳐 전이된 것을 볼 때 마음이 타들어 간다”며 “주님의 치유 능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이 형제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시길 기도 드린다”고 말했다.

대구대교구 구미 신평본당 주임 성용규 신부도 응우옌씨의 도움 호소에 동참했다. 성 신부는 ‘위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설립 추진에 마음을 모으면서 박성민 목사와 인연을 맺게 됐고, 응우옌씨의 사연도 알게 됐다. 응우옌씨가 가톨릭신자이기도 하지만, 교회일치 차원에서 박 목사와 함께하게 됐다는 성 신부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착한 사마리아인의 마음으로 응우옌씨에게 희망을 선물해 달라”고 독자들에게 호소했다.

현재 응우옌씨는 치료비뿐 아니라 월세도 내지 못해 언제라도 방을 비워줘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 응우옌씨는 미안하다고 고개를 떨구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좋은 마음으로 저를 좀 도와주십시오. 비록 제가 (보답의 뜻으로) 아무것도 못하더라도, 하느님께서 여러분들에게 은혜를 갚아주실 수 있도록 열심히 기도하겠습니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2021년 12월 22일(수)~ 2022년1월 11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