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더 늦기 전에’ 기후위기 대처해야

입력일 2021-11-16 수정일 2021-11-16 발행일 2021-11-21 제 3270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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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글래스고 기후협약’이라는 초라한 결과를 남기고 폐막했다. 협약에는 세계 각국이 기후위기에 대응해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처음에는 ‘석탄을 퇴출한다’는 문구가 포함됐지만 인도 등 온실가스 주요 배출국의 항의에 부딪혀 감축으로 수위가 낮아졌다는 후문이다. 자국의 이익을 내세우며 기후위기 공동대처라는 목표를 잃고 현실에 타협하고 만 것이다.

또 산업혁명 이전 대비 지구온도 상승폭 1.5℃ 이내 제한이라는 목표는 살아남았지만 이는 2015년 파리기후협약의 목표를 재확인하는데 그친 것이다. 참가국들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강화하고 내년에 이집트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재차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재 각국이 제출한 목표대로라면 2.4℃나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 속도를 늦추기 위한 실질적 진전은 전혀 이루지 못하고, 기후위기에 대한 대처를 내년으로 넘긴 것에 불과하다.

이번 총회 결과에 대해서는 비난 일색이다. 환경단체들은 기후과학과 인권의 목소리보다 주요국의 경제적 이해득실이 회의를 좌우했기 때문에 예견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교황청 대표단을 회의에 파견하는 등 기후위기 대응에 큰 관심을 기울였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가 용기와 선견지명을 갖고 인류 공동의 집인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즉각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 늦기 전에.’ 벌써 30년 전에 열린 환경콘서트 ‘내일은 늦으리 92’의 주제곡이다. 더 늦기 전에 우리는 기후위기에 대처하고 즉각적인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