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 세계 가난한 이의 날 맞아 이탈리아 아시시 방문

입력일 2021-11-16 수정일 2021-11-16 발행일 2021-11-21 제 3270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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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열고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며 도와주길”
가난한 이들 직접 만나 소통
“직접 만나 그들 목소리 들어야”
방한복·묵주·마스크 등 나눠

프란치스코 교황이 11월 12일 이탈리아 아시시 천사의 모후 성모 마리아 대성당에 순례자의 지팡이를 짚으며 들어서고 있다. CNS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을 맞아 이탈리아 아시시를 방문, 가난한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들을 위로했다. 또한 전 세계 신자들에게 가난한 이들에게 마음을 열고 기꺼이 이들을 도와줄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세계 가난한 이들의 날을 이틀 앞둔 11월 12일 아시시를 방문했다. 이날 아시시 천사의 모후 성모 마리아 대성당에는 유럽 전역에서 온 500여 명의 가난한 이들이 모였다. 이들은 프랑스의 자선단체 프라텔로, 예수회 난민 봉사기구, 산에지디오 공동체의 도움으로 교황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 중 6명은 자신의 삶 이야기를 교황과 나눴다. 교도소를 들락거리던 스페인의 한 노숙인은 거리에서 한 사제를 만나 회심한 이야기를 전했으며, 심신을 쇠약하게 하는 질병에 시달리는 루마니아의 한 여성은 “건강이 좋지 않아 자녀들에게 삶을 의지하지만 여전히 주님께 삶을 이어달라고 기도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가난한 이웃들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교황은 이들은 때때로 무관심 때문에 더욱 고통받는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가난한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때”라면서 “이들은 너무 오랫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서로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를 통해 마음을 열고 서로에게 손을 내밀 수 있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교황은 “예를 들면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내서 가난한 이들을 돕고 이들에게 음식과 따뜻한 음료를 건네는데, 이는 좋은 일이며 이들이 보여준 관대함에 감사를 전한다”면서도 “이들 봉사자들이 잠깐 멈춰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기도한다면 더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대성당에 모인 가난한 이들과 인사하며 포옹하고, 축복을 전하며 대화도 나눴다. 어떤 이에게는 쪽지를 써서 주기도 했다. 교황은 이날 행사에 참가한 이들에게 겨울용 방한복과 묵주, 마스크 등을 나눠줬다.

교황은 아시시를 떠나며 “오늘 만남이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하길 바란다”면서 “우리의 약점을 힘으로 만들어 삶의 여정을 지속하고, 우리의 가난을 서로 나누는 재물로 만들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 이 세상을 더욱 발전시키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