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북한 인권문제 해결은 종교인의 사명

입력일 2021-11-09 수정일 2021-11-09 발행일 2021-11-14 제 3269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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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고통에 처한 현실을 마주한다면, 앞장서 ‘착한 사마리아인’으로서 행동할 사람이 누구인가. 현대사회 안에서 그리스도인을 포함한 종교인들의 사회적 역할을 가늠해볼 때, 종교인들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고통이 북한 주민들이 겪는, 생존과 직결된 인권문제라 할지라도 말이다.

그런 중에 ‘가톨릭 신자가 북한의 형제자매들을 괴롭히는 암울한 인권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할지’ 꾸준히 고민하고 공유하는 장이 열려 관심을 모았다.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와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주관한 올해 국제학술대회는 북한 인권문제 해결에 종교인들이 더욱더 힘써야 한다는 사명을 다시금 확인시켜준 장이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은 그 누구든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한다. 즉, 인권은 천부적이고 보편적이고 불가분적이고 상호의존적이고 상호연관돼 있다. 북한주민들도 이러한 인간의 기본 권리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데 이견이 있다는 건, 북한 인권문제를 정치적이고 이념적으로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어떤 경우에도 인권을 수단으로 삼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인권문제 해결을 위해선, 우선 어떤 이익의 잣대도 들이대지 않고 글자 그대로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지속하며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안으로는 한반도 평화와 북한 인권에 대한 사회교리 차원의 교육 활동을 강화하고, 밖으로는 세계 각국과 연대해 갈등해소를 위한 소통을 활성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생색내지 않고 도와주는 것이 종교인의 첫 번째 역할이라는 목소리 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