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수원교구 미리내본당 설립 125주년 기념미사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1-09-28 수정일 2021-09-28 발행일 2021-10-03 제 3263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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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사목·전교 중심지로 교구 발전에 큰 역할
성 김대건 신부 유해 모신 성지
“신앙 전통 이으며 거듭나자” 다짐
영성·나눔 실천하며 본당사도 발간

9월 25일 미리내성지 103위 성당에서 교구장 이용훈 주교 주례로 미리내본당 설립 125주년 기념미사가 봉헌되고 있다.

한국교회 초창기 교우촌 공동체로 시작해 성 김대건 신부 유해를 모신 성지이자 지역 사목과 전교의 중심지로 교구 발전에 큰 역할을 한 제1대리구 미리내본당(주임 지철현 신부)이 설립 125주년을 맞았다.

본당은 9월 25일 오후 2시30분 미리내성지 한국 순교자 103위 시성 기념성당에서 교구장 이용훈 주교 주례로 기념미사를 봉헌하고 125년의 신앙 전통과 자취를 이어 새롭게 하나된 공동체로 거듭날 것을 다짐했다.

특별히 ‘지금 다시 하나 되어, 한 형제로 주님께 걸어가는 미리내본당’ 주제로 ‘영성운동’,‘나눔운동’, ‘「보물 모음집」(가칭) 편찬’ 등 125주년 실천 운동에 돌입했다. 「미리내 성요셉본당 125년사」 발간 사업도 시작했다.

이날 역대 주임 사제 등 교구 사제단이 함께 한 행사는 1부 미사와 2부 축하식으로 진행됐다. 이용훈 주교는 미사에서 참례 신자들에게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 교황강복(전대사)을 수여했다.

이 주교는 강론에서 “미리내본당은 규모는 작지만 한국교회가 발전하는데 굉장히 큰 역할을 했고 무엇보다 이 현장은 김대건 신부님의 유해가 안장된 장소이면서 말씀과 자취가 살아 숨 쉬는 곳”이라며 “본당을 포함해 성지를 잘 꾸미고 관리하는 것은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에게 영적인 선익과 유익을 주는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자랑스러운 믿음의 성지를 우리 어깨에 메고 있다는 그런 마음을 항상 가져야 한다”고 당부한 이 주교는 “성지와 본당의 주인공으로서 자세와 신앙심을 굳건히 하면서 하느님과 성교회에 영광 드리는 그런 신앙인들이 될 것을 다짐하자”고 말했다.

본당이 125주년을 기해 진행하는 영성운동은 ‘성경 말씀 읽고 기억하기’로 요약된다. 배포된 성경 읽기표를 참조해 매일 10분씩 성경을 읽고 와 닿은 구절을 노트에 적는 한편 이를 성당에 마련된 ‘말씀 봉헌함’에 봉헌하고 외우는 것이다. 아울러 나눔운동은 2022년 9월 24일까지 진행되며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사랑의 마음으로 희생한 것을 저금한다. 이를 위해 본당은 ‘사랑의 저금통’을 배부했다. 본당 신자 전체가 참여하는 「보물 모음집」은 각자의 신앙 체험이나 세상을 떠날 때 남기고 싶은 말 등을 형식에 구애 없이 글로 적어 제출하는 것이다. 1년 동안 진행되며 책으로 엮일 예정이다.

지철현 신부는 인사말을 통해 “미리내본당은 125년 전 하느님 때문에 모이고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모였던 만큼 125주년 주제처럼 다시 주님 안에 하나 되고 형제와 하나 되어 주님과 함께 그리스도를 향해 걸어가는 공동체를 오늘부터 시작하자”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성운동과 나눔운동 등으로 아픔은 서로 보듬고 상처는 하느님 사랑으로 치유받을 수 있도록 기도해 새롭게 나아가는 공동체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우촌 시대를 거쳐 1888년 왕림본당 소속 공소로 편성된 본당은 1896년 본당으로 설립됐으며, 한국에서 세 번째로 서품된 강도영 신부(1863~1929)가 초대 주임신부를 역임했다. 이후 1907년 미리내 성요셉성당을 봉헌했으며 이 성당은 지금껏 보존되고 있다. 강도영 신부는 선종할 때까지 33년간 미리내본당에서 소임을 맡으며 성지를 조성하고 해성학원 설립을 비롯한 양잠과 농업 기술 교육 등 헌신적인 사목을 펼쳤다. 본당은 지난 2016년 설립 120주년을 맞아 「강도영 신부의 서한집」을 발행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