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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단상] 세계성체대회를 앞두고/박도식 신부

박도식 신부 · 대구 신암본당 주임
입력일 2020-10-19 수정일 2020-10-19 발행일 1989-09-10 제 1671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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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주교의 참모습 알려야” 
오는 10월에 이 나라에서 역사적인 사건인 세계성체대회가 열린다. 84년도의 2백주기념과 함께 세계의 한국교회가 부상되는 절호의 기회이다. 동시에 이 땅에 천주교회의 위상이 알려지는 기회이기도 하다.

우선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세계행사이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도 유심히 관찰할 것이다. 아직도 복음화 과정에 있는 이 땅에 성체대회를 기해서 천주교회의 대사회적인 인식과 동시에 그 많은 개신교 종파와의 근본적인 차이점을 알리면서 선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생각하고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당사자들에게 두 가지만 꼭 제언하고 싶다.

첫째는 10월 7일 이 땅에 두 번째로 교황님이 오신다. 1984년에도 한번 그런 기회가 있었는데, 필자가 미흡한 것으로 생각되는 것은 「교황이 누구인가?」하는 소개를 하는데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교황이 누구인가? 전국 매스컴을 통해서 소개할 때 2백64대의 베드로의 후계자라는 것을 강조해야한다. 예수께서 12제자를 선정해서 베드로에게 천국열쇠를 준 사실(마태오복음 16, 13~19)을 인용해서 초대교황이 베드로이고 두 번째의 교황이 성 리노이고, 이렇게 해서 2백64번째의 베드로가 곧 교황이란 것을 강조한다면 그 많은 개신교 신자들, 그리고 외교인들도 천주교의 그 정통성을 깊이 생각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기독교의 정통적인 면을 드러내는 결과가 될 것이다. 그리스도교를 찾는 외교인들이 분명히 그리스도교의 정통성을 지니고 있는 천주교를 찾아올 것은 틀림없다. 이번 기회에 진정 천주교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 그중에서도 너무나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개신교신자들에게 가톨릭의 사도전래성을 강조해야 한다.

두 번째로「성체」는 최후만찬에서 벌어진 귀한 주님의 선물이다. 너무 성체만을 강조하지 말고 성체와 연결되어있는 사제권, 신품성사를 정확히 밝혀야한다. 교황이 천주교에서만 있듯이 사제권도 천주교회만 있기 때문에 성체성사는 천주교회의 보물임을 강조해야한다.

최후만찬시 『너희는 나를 기념하기 위하여 이 예를 행하라』고하신 그 당부의 말을 들은 12제자들의 그 사제권의 상속자가 천주교회의 사제임을 강조해야한다. 다시 말해서 천주교회의 사제들이 갖고 있는 그들의 사제권은 정통 교회를 통해서 그리스도께서 최후만찬 시에 제자들에게 주신 그 사제직에까지 소급이 되는 귀한 주님의 선물임을 강조해야 한다.

이번 성체대회가 천주교를 전국민에게 소개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 천주교회의 특징인 하나요, 거룩하고 공번되고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를 골자로 전국 매스컴에서 천주교를 소개하도록 준비위원회에서는 각별히 유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교황의 베드로 후계성과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하고 있는 신품권의 특성을 강조하면 천주교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것이고 결과적으로 많은 선교의 축복을 받을 것이다.

선교지역인 우리 교회는 어떤 행사든지 어떤 문제든지 그것을 선교의 동기와 목적으로 삼지 않는다면 복음정신이 아니다.

성체대회 준비에 많은 일들이 있겠지만 이번 기회에 천주교의 진정한 모습이 전국민에게 알려지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든 신자들의 염원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행사를 위한 행사를 치르지 말고 선교의 기회로 모든 초점을 맞추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박도식 신부 · 대구 신암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