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길에서 쓰는 수원교구사] 권선동성당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8-11-27 수정일 2018-11-27 발행일 2018-12-02 제 3122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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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탑·아치 등 고딕양식 돋보이는 성당
1대리구 중심본당으로 각종 행사 열려

제1대리구의 중심, 권선동성당 전경.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경기 수원시 권선구 권선로 830. 곧고 높은 두 개의 첨탑이 인상적인 성당이 보였다. 안으로 들어가니 길게 앞뒤로 뻗은 성당과 그 끝에 햇살을 쏟아내는 유리화와 제대가 있었다. 밖에서 본 것보다 더 큰 웅장함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제1대리구 중심, ‘권선동성당’. 높은 천장과 아치, 긴 창문과 유리화로 꾸며진 성당은 전형적인 고딕양식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이 미려한 모습에 영화, 드라마 등의 촬영에도 자주 이용될 뿐 아니라 혼배미사 장소로도 인기가 많다.

이렇듯 아름다운 외관으로 교회 안팎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성당은 교구 내에서도 중요한 위치에 있다. 제1대리구 중심 성당이기 때문이다.

1980년대 교구는 수원 시내, 특히 권선동, 매탄동 일대에 인구 30만 명 규모의 인구가 모여들 것으로 예상하고 본당 신설을 계획했다. 수원시가 인구 증가에 따른 주택난과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동수원 지역에 신시가지 건설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모 본당인 매교동본당이 본당 설립 준비를 주관했고, 교구는 북수동·지동·화서동·고등동본당 등 수원 시내 본당들에 권선동성당 부지 매입을 위한 모금을 요청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1986년 대지 매입을 시작으로 1987년 5월 성당과 사제관, 사무실을 조립식 건물로 세우면서 본당 설립이 가시화됐다. 이어 1987년 8월 27일 권선동본당이 공식 설립됐다.

하지만 조립식 성당으로는 신자들의 증가세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었다. 1990년 성당 증축을 진행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공간이 비좁았다. 또 지형적인 문제로 호우가 집중되는 시기에는 성당에 물이 차 바지를 걷고 미사를 드리는 일도 발생했을 뿐 아니라, 성당 부지가 상업지구로 편입돼 성당이 자리할 위치로 적합하지 않게 됐다.

이에 본당은 지금의 부지에 성당을 짓기로 계획했다. 본당은 1991년 새 성당 터를 매입한 데 이어 1992년엔 기공식을 거행하면서 오늘의 웅장한 성당을 지을 수 있었다. 성당은 2006년 교구에 대리구제가 시작되면서 수원대리구의 중심 성당으로 지정됐다. 성당은 수원대리구에서 신자가 가장 많을 뿐 아니라 교통과 주차 등 신자들의 접근성이 높아 본당 행사뿐 아니라 대리구나 신심단체들의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곳이 됐다. 이런 이점에 2015년에는 수원대리구청이 권선동성당 부지로 이전하기도 했다.

성당은 새롭게 출발한 대리구제의 시작을 알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제1대리구 중심 본당으로 선정된 성당은 지난 7월 3일 이성효 주교의 대리구장 주교 취임미사가 열려 대리구제 개편 이후 첫 대리구 행사가 열린 장소가 됐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