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수원교구 제11회 창작성가제 열리던 날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8-09-11 수정일 2018-09-12 발행일 2018-09-16 제 3112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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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우리의 찬양… 하늘에 닿다
올해는 특별한 주제 정하지 않고 진행
성가제서 선보인 모든 곡 음반에 담아

신흥동본당 중고등학생 참가팀인 ‘아뉴스데이’.

9월 8일 감미로운 노래 소리가 수원교구 분당성요한본당 대성당을 가득 채웠다.

무대에 오른 이들이 전하는 노래는 모두 이날 처음으로 공개됐다.

하지만 성당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공연 안에서 마치 가수와 오랜 팬이 함께하는 듯 노래 안에 한 물결처럼 호응했다. 무대에 오른 이도, 객석을 채운 이도 노래로 하느님을 찬양한다는 그 한 가지로 일치를 이뤘다. 성당에 모인 모두가 바로 하느님의 팬이었다. 올해로 11번째 펼쳐진 수원교구 창작성가제 모습이다.

수원교구 창작성가제(이하 성가제)는 교구 청소년법인 대건청소년회가 주최하고, 교구 찬양사도협의회가 주관하는 행사다. 성가제는 전례 안에서 공동체가 함께 부를 수 있는 성가의 창작을 장려하고 보급하기 위해 해마다 다양한 주제로 성가제를 열어왔다. 하지만 11회를 맞는 이번 성가제는 주제 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성가제가 오직 하느님을 찬양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축제의 장으로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교구 찬양사도협의회 이제용(나타나엘) 회장은 “성가제는 전례 안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성가를 발굴하고, 신자들과 나눌 수 있도록 마련한 자리”라면서 “해마다 주제를 두고 진행해 왔는데 11회에서는 주제를 두지 않다보니 각자의 신앙체험이 담긴 노래들이 많이 나와 신앙을 나누는 데 더 좋은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2002년 성가제가 시작될 때는 청년들을 주축으로 열렸고, 해를 거듭하면서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변화했다. 특히 이번 제11회 성가제는 다양한 연령층의 참가자들이 함께했다.

본선에 진출한 11개 참가팀 중 왕림본당 ‘왕림갓밴드’, 신흥동본당 ‘아뉴스데이’, 흥덕본당 ‘홀리보이스’는 중고등부 학생들의 목소리로 창작성가를 뽐냈다. 또 분당성요한본당 ‘여인들’팀은 본당 성가강좌 수강생의 연합팀으로, 중년 여성을 주축으로 팀이 구성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참가팀뿐 아니라 객석에도 남녀노소가 어우러진 모습이었다. 객석에는 어린아이부터 머리가 하얗게 센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우산을 들고 노래를 하고 있는 서부본당 ‘꽃에 물주는 성당’.

흥덕본당 ‘홀리보이스’.

성가제는 사제들의 청소년·청년 사랑이 물씬 묻어나는 자리기도 했다. 죽전1동하늘의문본당 ‘하늘소리’팀의 ‘하느님의 사람아!’는 본당 전임 주임이었던 윤민재 신부가 본당 청년성가대를 위해 만든 노랫말에 곡을 붙인 성가다. 또 신흥동본당 주임 표창연 신부는 본당 중고등학생 성가제 참가팀 ‘아뉴스데이’가 부를 수 있도록 자신의 새 곡 ‘아버지께로’를 선사했다. 서부본당 주임 노중호 신부는 작사·작곡을 했을 뿐 아니라 본당 청년들과 함께 연습에서부터 성가제에 청년들과 함께 직접 출연하는 등 모든 과정에 함께했다.

성가제 경연을 마치고 파견미사 중에는 시상식이 진행됐다. 대상은 ‘하느님의 사람아!’를 부른 ‘하늘소리’(죽전1동하늘의문본당), 최우수상은 ‘주님 뜻대로’를 부른 ‘뜨거운 형제들’(벌말본당)에 영예가 돌아갔다. 우수상은 ‘하늘 뜻이 내안에’를 부른 ‘꽃에 물주는 성당’(서부본당), 장려상은 ‘여인들’을 부른 ‘여인들’(분당성요한본당)이 차지했다. 또 인기상은 ‘아뉴스데이’(신흥동본당), 베스트클릭상은 ‘홀리보이스’(흥덕본당)가 받았다.

성가제 파견미사를 주례한 남승용 신부(대건청소년회 법인국장)는 강론 중 ‘아버지 뜻대로’라는 성가를 들으며 성소의 길을 걸은 자신의 체험을 이야기하면서 “성가 한 곡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면서 성가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남 신부는 또 “하느님 신앙을 자신만의 체험을 통해 노래기도로 고백하는 각 팀의 울림이 우리 모두에게 퍼져, 또 다른 이들에게도 아름답게 전파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성가제에서 공연된 모든 곡은 음반 ‘우리는 믿는다’(We Believe)에 수록돼 보급될 예정이다. 또 교구 찬양사도협의회는 인터넷 카페(cafe.naver.com/suwonccm)를 통해 지난 창작성가제 본선에 진출한 성가들의 악보와 공연영상을 공유하고 있다.

대상을 받고 있는 죽전1동하늘의문본당 청년성가대 ‘하늘소리’.

■ 대상 받은 청년성가대 ‘하늘소리’

“서로 다른 목소리가 하나되는 기쁨 느껴”

“한 목소리로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사람’이라는 것을 전하고 싶었어요.”

제11회 수원교구 창작성가제 대상을 수상한 ‘하늘소리’팀은 죽전1동하늘의문본당(주임 한정욱 신부)의 청년성가대다.

본당 청년미사 중 성가로 봉사하던 ‘하늘소리’가 창작성가제에 출전하게 된 것은 지난 1월 본당 주임이었던 윤민재 신부가 청년성가대를 위해 노랫말을 선물해 주면서다. 성가대 단원들은 작곡가를 섭외해 윤 신부가 준 노랫말에 곡을 붙이고, 2개월에 걸쳐 노래를 부르면서 소프라노, 알토, 테너 등 본당 성가대 구성에 맞춰 화성을 넣어 편곡했다.

이번 창작성가제에 참가한 ‘하늘소리’ 단원은 반주자를 포함해 모두 16명. ‘하늘소리’의 연습은 매 주일 오후 7시30분 미사를 마치고 시작됐다. 미사 전례 성가를 준비하고 미사를 봉헌하고 난 후의 연습은 체력적으로 쉽지 않았다. 또 단원의 많은 수가 사회초년생이었기 때문에 더욱 어려움이 컸다. 하지만 단원들은 서로를 격려하면서 빠지지 않고 연습해왔고, 더욱 끈끈한 친교를 자랑하는 성가대로 거듭났다.

‘하늘소리’가 부른 곡 ‘하느님의 사람아!’는 잔잔한 선율로 상대방에게 이야기하듯이 노래하는 성가다.

‘하늘소리’가 ‘하느님의 사람아!’에서 전하고 싶은 것은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사람”이라는 메시지다.

본당 청년회장이자 ‘하늘소리’ 단원인 손영현(엘리사벳·28)씨는 “준비과정은 힘들었지만, 서로 다른 목소리들이 하나가 되는 과정은 기쁘고 즐거움이 가득한 시간이었다”면서 “성가제를 준비하면서 이렇게 함께 성가를 부를 수 있어 감사하고, 연습시간에 함께해주시며 응원해주신 본당 주임 한정욱 신부님과 수녀님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