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반도평화나눔포럼 개최… 복음에서 분단 극복의 지혜 찾다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6-08-24 수정일 2016-08-24 발행일 2016-08-28 제 3009호 1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서울 민화위 평화나눔연구소
중동·동유럽교회 지도자 초청
분쟁 아픔 이겨낸 경험 나눠

‘2016 한반도평화나눔포럼’에 참가한 중동과 동유럽교회 고위 성직자들이 8월 22일 오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의 안내로 명동주교좌성당 지하 성해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정윤선 수습기자

한국 순교자들과 만나다

민족과 종교 분쟁으로 인한 참상을 경험한 중동과 동유럽 발칸지역 교회 지도자들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특히 민족과 종교의 모자이크로 불리는 발칸지역 교회 지도자들은 박해자들을 용서한 눈물겨운 체험을 통해 남북 간 반목의 골이 깊어지는 한반도에 화해의 길을 보여줬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세덕 신부) 부설 평화나눔연구소(소장 임강택)가 8월 19~20일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에서 마련한 ‘2016 한반도평화나눔포럼’은 평화의 길을 확인한 자리였다. 이번 행사에는 분쟁의 아픔을 복음으로 이겨낸 경험을 지닌 벱싸라 부트로스 라이 추기경(중동 및 안티오키아 마로나이트교회 수장, 총대주교), 빙코 풀리치 추기경(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사라예보대교구장), 스타니슬라브 호체바르 대주교(세르비아 베오그라드대교구장) 등 옛 분쟁지역 고위 성직자들이 함께해 평화의 복음을 전했다. 또, 한반도 정세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를 해온 주드 랄 페르난도 더블린 트리니티 칼리지 교수, 왕이저우 베이징대학교 국제관계학원 부원장 등이 발표자로 나서 한반도 평화의 가능성을 타진했다. 한국교회가 한반도 분단의 아픔과 극복의 지혜를 공유할 해외교회 지도자들을 초청해 영성적이면서 학술적 성격을 지닌 국제 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럼은 제1회의 ‘국제적 평화 달성을 위한 가톨릭의 역할’, 제2회의 ‘분쟁 해결과 평화 구축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 제3회의 ‘한반도 평화현실 진단과 해법’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사드’(THAAD) 배치 찬반 논란도 이번 포럼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박건영 가톨릭대 국제학부 교수는 “사드 배치를 정당화하는 한반도 전면전의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없다고 볼 수 있어 사드를 남한에 배치할 실효성과 합리성은 없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서울대교구 민화위는 8월 22일 오후 서울 명동주교좌성당 파밀리아채플에서 라이 추기경과 호체바르 대주교, 프란요 코마리챠 주교(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반야루카교구장)가 참여하는 ‘2016 한반도평화나눔포럼 특별대담’도 열었다. 코마리챠 주교는 1990년대 초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내전으로 전쟁 전 25만 명이던 교구민의 90% 이상이 반야루카교구를 떠난 비극을 겪으면서도 박해자들을 품어 안았던 체험을 들려줬다. 또한 “반야루카교구는 공산주의의 탄압을 받고 있는 평양교구와 ‘영적 자매결연’을 맺고 지금도 순교자적 삶을 살고 있을 북한 신자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해 감동을 선사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