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인터뷰] 피아니스트 김대진 교수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6-07-13 수정일 2016-07-13 발행일 2016-07-17 제 3003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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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은 클래식의 대중화 이루는 최적의 장소”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 대표 음악가이자
손열음·김선욱 등 키운 ‘피아니스트 제조기’

“교회는 클래식 발전과 불가분의 관계”
클래식 저변확대 위한 교회 역할 강조
피아니스트 김대진(암브로시오·서울 방배동본당)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2000년 베토벤 협주곡 전곡 1일 연주회, 2001년 시작해 2004년 12월 막을 내린 모차르트 협주곡 전곡 연주회 등 항상 다양하고도 의욕적인 기획 연주를 시도하면서 독특한 음악세계를 선보이는 음악가로 꼽힌다. 1994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한 김 교수는 2011년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쿨 2위 손열음과 2006년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쿨 우승 김선욱 등 차세대 연주자를 키워낸 명교수로도 이름을 굳히고 있다.

2008년부터 수원시향을 이끌면서 최정상 피아니스트에서 지휘자로, 새로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피아니스트, 지휘자, 그리고 교육자’로 서있는 그에게 ‘건반 위의 진화론자’ ‘건반 위의 도전자’라는 평가가 낯설지 않은 이유다.

지난주 서울 서초동 연구실에서 만난 김 교수는 조용하면서도 힘 있는 목소리로 음악 활동 전반에 대한 소신을 들려줬다.

교단에서 학생들을 양성하는 그이지만, 국제적인 기량을 가진 제자들을 키워내는 면에서 ‘피아니스트 제조기’로도 불린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외국에서도 교습을 청하고 있다고 한다.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면서부터 ‘양성’에 관심이 많았다는 김 교수. 레슨에 대한 생각을 묻자 “‘생긴대로 친다’는 말처럼,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에게 화려하고 외향적인 연주를 기대할 수는 없다”면서 “그런 면에서 ‘어떻게 학생들의 천성적인 부분 중 부족한 면을 채워줄 수 있을까’ 고민한다”고 했다.

「음악이 아이에게 말을 걸다: 스스로 성장하는 아이로 키우는 음악 속 감성 찾기」라는 음악 교육서도 펴낸 바 있는 그는 “아이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끌어내 주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했다. “외국에서는 ‘남과 똑같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는데, 한국에서는 남들과 다를까 봐 걱정을 합니다. 독창성의 시작은 ‘즐거움’에 있다고 봅니다. 처음부터 전문적인 예술가를 만들려고 음악을 시킬 게 아니라 즐겁고 기쁘게 접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대진 교수를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클래식의 대중화’다. ‘청소년음악회’ ‘토요 음악회’ ‘음악 페스티벌’ 등을 통해 많은 이들이 자연스럽게 음악 안에서 소통을 하고 상상력을 펼치기를 희망한다. ‘클래식의 저변확대’라는, 스스로에게 부여한 사명감 같은 것이라고 했다. 그것은 우리나라를 음악 강국으로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

“K-POP의 영향력을 보면서 부러운 마음이었습니다. 그 가수들과 비교할 때 클래식에서도 뛰어난 수준과 열정을 가진 뛰어난 이들이 많은데 아직 우리가 세계적인 중심지로 진입하지 못한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이제는 오케스트라의 발전이 있어야 할 것 같다”는 김 교수는 “역량 있는 연주자들이 연주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가 활성화 되고, 훌륭한 기획자들도 많이 배출될 때 세계적인 음악 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국내 음악인들의 활동이 더 많아지고 국내 청중들이 음악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한 음악 활성화에 교회가 중요한 몫을 맡고 있다고 했다. “교회는 음악 역사 안에서 클래식의 발전과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성당은 그만큼 클래식의 대중화를 이루는 최적의 장소일 것입니다. 다양한 음악회가 자주 열리는 공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김대진 교수는 1982년 서울대 음대 재학중 도미, 줄리어드 음대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85년 로베르 카자드쥐 국제 콩쿨에서 1위를 수상했다. 미국 클리브랜드 오케스트라 프랑스 릴 국립 교향악단 등 국내외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협연했으며 1994년 맨해튼 음대 예비학교 교수로 일하던 중 한국예술종합대학 교수로 초빙됐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기악과장, 수원시립교향악단 음악 감독 및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으며 퀸 엘리자베스 콩쿨을 비롯해서 클리브랜드, 루빈스카인 콩쿨 등 세계 주요 콩쿨에 심사위원으로 참여,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 음악계의 주류로 활약하고 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