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주부살롱] 사랑한다는것/이선희

이선희ㆍ서울 대치동본당
입력일 2011-05-03 수정일 2011-05-03 발행일 1981-08-16 제 1267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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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했던 가정의 달 5월을 지내고 지나간 일들을 더듬어 보노라니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아이들 학교의 운동회, 어버이 날의 선물, 애들 아빠의 야유회, 모교의 개교 기념 행상, 게다가 지난 5월은 성모의 성월이며 특히 존경스런 마더 데레사의 방한이 있었다. 그 며칠 동안의 신문 보도를 토애 그분을 주목하고 있었던 나는 드디어 그분을 만나봄과 똑 같은 감동을 느끼고야 말았는데 그것은 「사랑은 자기를 버리는 아픔」이라는 짧은 구절 이었다.

우리가 아픔을 겪지 않고 서도 사랑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이겠는가. 그러나 가장 가까이에 있는 그래서 더욱 부모형제와 남편이 혹은 아내와 자식이 우리의 사랑 바로 그 아픔을 필요로 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결혼 10년이 넘은 지금에야 알게 되었다. 가까운 사이 일수록 더욱 나를 사랑해 달라고 우리는 아우성친다. 서로 더 많이 사랑받기 위해 더 많은 갈등을 엮어 낸다.

최대한의 사랑을 얻기위해 상대방의 아픔과 괴로움과 희생까지를 요구 하는 욕심장이 들도 있다. 그런 욕심장이들 주위에서 우리는 흔히 비극을 보게 된다. 낙태와 가정파 탄과 문제아들과……행여나 그들 곁에서 자기를 버리는 아픔을 겪은, 아니면 겪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런 비극은 없을 수 있지 않은가. 요리 할때조미료의 농도가 짙어 지고 커피의 프림과 설탕의 양이 자꾸 많아 져야 그 맛에 만족하듯 사랑도 궁극덕으로는 희생이 뒤따라야 되는 것인가 보다.

자기를 비우면, 마음이 가난해 지면 평화가 깃든다고 성경 말씀을 전한다. 아픔을 두려워하여 사랑 하기를 포기한다면 꼭 그것을 가져야만 되는 사람은 어떻게 되겠는가.

우리가 사랑하기를 뒤로 미룰때 때놓친 공과 금에 연체료가 불듯, 우리에게 요구되는 그 아픔은 점점 커져 가고 있을 것만 같다. 내가족, 내 이웃에게 내 아픔을 쏟아 넣으면 언젠가 행복과 즐거움은 나를 찾아줄 것이다. 나는 이런 저런 얘기들을 결혼을 바로 앞둔 내동생에게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다.

이선희ㆍ서울 대치동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