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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페] 社交性(사교성)

申태민(언론인)
입력일 2023-08-22 13:50:47 수정일 2023-08-22 13:50:47 발행일 1967-11-12 제 593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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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말 없이 손을 맞잡았다. 그리고 오랜시간동안 침묵 속에 앉아 있었다.

그중 한 사람이 벌떡 일어서면서 하는 말이 『정말 오늘은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읍니다』하고 말을 꺼냈다.

『저 역시 덕택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읍니다.』

이들은 그리고 나서 헤어졌다.

이 싱거운 얘기는 바로 카라이와 에머슨이 처음 만났을 때의 일화이다. 예술하는 사람중에는 이같이 처음 만나보게 된 사람하고 아무말도 나누지 않고도 즐거움을 서로 맛볼 수 있는 사교상의 비약이 있을 수 있다. 가톨릭 신자들은 대체로 사교성이 적고 사회생활 하는데 적응이 잘 안되는 흠이 있다고들 말한다. 사교란 것이 거짓으로만 가장되는 기교로 착각한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사회생활 영역 밖에서 고고하게 지낼 수도 없는 바에야 카라이나 에머슨 같은 괴팍한 접촉방법으로는 지내기 힘들다.

코시킨은 UN 총회에서 미국을 「월남에 대한 최대위 죄인이」라고 비난한 다음날 존슨 대통령을 만났을 때 『외손자 보신 걸 축하합니다』하고 말을 했다.

UN 발언은 「외교」이고 개인 회견 때의 발은은 「사교」라 할 수 있다.

「휴먼리에이숀」(사라모간계)이 경영학에서도 교육학에서도 무척 중요시하는 때가 됐다. 냉담한 사람 만나서 『이 사람아 냉담했나? 성당엘 좀 나와!』하고 선의로 말한 것이 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가도 생각할 시대가 된 것이다. 교우들끼리의 관계, 본당신부와 교우와의 관계, 본당신부와 교우와의 관계 등등 사람관계를 「스므스」하게 하는 것이 사교다. 이같은 「사람관계의 학문」을 가톨릭에서도 도입해서 신학교에서 교리학교에서 교리강좌에서도 학습케 하여 「사교성」 없는 가톨릭의 냉냉한 허물을 벗기도록 했으면 한다.

申태민(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