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운영하는 근로여성들의 기숙사가 먹고 자는 것의 해결이라는 초보적 차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사랑과 이해를 기초한 명실공히 근로여성들의 제2의 가정으로 정착해나가고 있다.
가톨릭계에서 운영하고 있는 근로여성기숙사는 구로공단 내에 위치한「성화기숙사(마리아의 전교자프란치스꼬수녀회)」 신길동의「마자렐로센터(살레시오수녀회)」「마리아자매원(착한목자애덕성모수녀회)」「엠마우스 근로여성회관(한국 엠마우스-지도ㆍ김몽은 신부) 」 등 4곳이다.
기숙사의 규약과 규칙은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이 기숙사들은 연고지가 타지방에 있거나 아예 연고지가 없는 근로여성들을 위해 늘 문이 열러있고 수녀들이 헌신적 봉사와 사랑으로 이들의 든든한 방패가 돼준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10대말에서 20대까지 근로여성들이 모여 살며 월숙식비가 3만~4만 원선으로 자취나 하숙비의 절반에도 못 미치게 낮다. 이는 월10~15만원의 저임금 자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로 부족한 운영비는 수녀회에서 보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 기숙사가 호평을 받는 것은 물질적 환경보다는 쾌적하고 안락한 생활환경에 있고 또 교육기회를 상실했던 근로여성들에게 장학금지원이나 야학개설로 만학의 길을 열어주는 데 있다.
관계자들은 근로여성들에게 교양과 여가활용을 위한 더 많은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싶지만 열악한 근로환경에서 장시간 노동한 그들에게 강제성을 띤 교육보다는 휴식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아래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의 모임 외에는 자율에 맡기고 있다고 밝혔다.
기숙사생들은 귀가시간에 대한 제재와 공동생활의 예절과 규칙이 다소 엄격해 불편함도 있지만 가족으로부터 떨어져 관심부족과 애정결핍을 느끼곤 하는 자신들에게 베푸는 수녀들의 자상한 보살핌과 조언 등이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이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여성근로자는 전체 근로여성수에 비하면 극히 일부분이다.
기업체의 복지시설도 아직은 미비하고 우리교회가 운영하는 네 곳의 기숙사 수용인원도 3백여 명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다.
관계자들은 미래 한가정의 주부ㆍ어머니로서 살아갈 여성들이 젊은 날을 성실과 보람으로 채울 수 있도록 돕고, 그들의 가난한 꿈을 키울 수 있게 하는 시설이 더 늘기를 바라면서 교회의 관심과 배려가 아쉽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