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불리움(聖召)을 받고 일정한 교육을 받아 신품성사를 받은 사람을 사제라고 한다. 우리는 이분들을 보통「신부님」이라고 한다. 영신의 아버지라는 뜻이다.
옛날에는 사람들에게 덕을 행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사람이란 뜻으로 탁덕(鐸德)이라고도 불렀고 영적인 스승이라고해서 신사(神師)라고도 불렀다. 때로는 사탁(司鐸)이라고도 했고, 천주교를 서교(西敎)라고 부를때 이 서양종교를 전하는 사람이란 뜻으로 서사(西士)라고도 불렀다. ▲사제직은 지상에서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신자들을 가르치고 사랑으로 봉사하는 직분을 말한다. 따라서 이 직분에는 당연히 영예와 권능이 따른다. 옛날 우리 조상을 따른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신부를 진정코 볼 수 있는 하느님 정도로 받들어 모셨다. 시골 공소에라도 방문하게 되면 신부를 대접하는 밥그릇을 예외없이 수북히 담는다. 신부가 배불리 먹고도 남을 만큼 담는다. 남은 밥은 축복받은 밥이라고 서로 얻어 먹으려고 쟁탈전을 벌인다. ▲ 공소 신자들이 대축일이 되어 본당에 왔다가 사제관에 화장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크게 놀란다. 화장실이란 우리같이 보통 사람들에게나 필요한 것이지 신부님에게는 필요없는 존재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신부는 실수도, 죄도 결코 범할 수 없는 존재로 안다. ▲이정도가 되면 사제직이 참으로 거북하고 힘든 직분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이 어려움을 좀 덜어보려고자『신부도 사람이다. 따라서 신부도 실수할 수 있고 잘못을 범할 수도 있고 때로는 죄를 지을 수도 있다. 신부를 너무 특별나게 보고 거북스럽게 피하지 마라』고 선전했다. 그래도 옛부터 신부님을 하늘같이 받들던 소위 구교우들이야 그 습관이 쉽게 바뀔 수야 있겠는가? ▲태중교우라고 하는 조상대대로 내려오는 소위 구교우란 오늘날 찾아보기 힘든다. 1955년도에 20만 남짓했던 신자수과 불과 한세대가 지난 30년동안에 10배가 되는 2백만으로 늘었으니 신자 10명중 1명정도가 구교우라 할만하다. 나머지 9명은 아직도 새교우라『신부도 사람이다』라는 교육이 잘 먹혀 든 모양이다. 그래서 사제존경 풍조는 요즈음 자꾸만 쇠퇴해 간다. 가히 신부님들의 자업자득(自業自得)이 아닐까? 사제서품 시즌이다. 새사제들이 하나같이사랑받고 존경받는 사제가되기를 바라며 하느님의 축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