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파괴가 불러온 전염병의 역습… ‘생태적 회개’가 답이다 기후변화로 식물 생태계 훼손 곧바로 동물에게 직접 영향 도시화로 동물·사람 맞닿으며 인수공통감염병 점차 늘어나 즉시 생태 존중하지 않으면 바이러스는 계속 늘어날 것 가난한 사람, 더 큰 고통 겪어
“이 세상의 그 어떤 것도 우리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통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모든 피조물은 서로 관련되어 있기에 사랑과 존경으로 다루어야 합니다. 살아있는 피조물인 우리는 모두 서로 의존하고 있습니다”는 말도 덧붙였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로 우리는 지구 반대편의 일이 내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체험했다. “우리는 모두 서로 의존하고 있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를 다시금 되새겨야 할 이유다. 그렇다면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바이러스와 인간의 상관관계는 무엇일까. 환경파괴와 전염병, 두 가지 주제의 연관성을 살펴본다. ■ 코로나19로 지구촌은 혼란과 공포 세계보건기구(WHO)가 3월 11일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했다. 이는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H1N1) 대유행 이후 11년만으로, 대다수 사람이 면역력을 갖고 있지 않은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된 것을 의미한다. 최근 전체 감염자의 33%인 4만 명 이상이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발생하자 WHO는 팬데믹 선언의 핵심 기준인 전 세계 확산 요건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시작은 지난해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생된 코로나19는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에 의한 호흡기 감염질환으로 정의된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체온 37.5°C 이상의 발열과 호흡기증상, 폐렴 등을 동반한다. 중국에서 시작된 이 바이러스는 지난 1월 우리나라를 비롯해 태국과 일본, 베트남,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으로 퍼졌다. 이어 미국과 캐나다, 호주, 프랑스, 독일 등 다른 대륙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전 세계로 확산됐다. 3월 12일 기준으로 전 세계 확진자 수는 11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 수도 4500명을 넘었다. 코로나19의 최초 발생 원인과 전파 경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중국의 우한 화난 수산물 도매시장에서 유통되던 야생동물에서 감염원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반적인 식재료로 사용되지 않는 박쥐, 천산갑 등의 야생동물과 접촉하면서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파됐다는 것이다. 숲이나 동굴에서 서식하는 박쥐가 인간과 접촉이 가능했던 것에는 무분별한 포획이나 서식지 파괴 등 생태계 질서를 무너뜨린 인간에게도 책임이 있다.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는 “지구상의 모든 것들이 바이러스의 숙주이지만 직접적으로 바이러스가 다른 종으로 넘어오는 확률이 과거에는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 산업화다. 정 교수는 “과밀한 동물 사육 형태, 인구밀도 증가, 도시화 등의 원인으로 동물과 사람이 맞닿는 일이 많아졌고, 그러면서 감염병의 형태가 대규모로 확산되는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민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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