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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자교리] (83) 성상 성화의 의미 / 박도식 신부

박도식 신부(대구 신암동본당 주임)
입력일 2019-11-12 01:06:00 수정일 2019-11-12 01:06:00 발행일 1986-02-02 제 1491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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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과 성화는 성전을 꾸미고 성전의 신성성을 더해주는 예술적인 의미와 동시에 이것을 보는 이에게 묵상을 시키는 교육적인 의미도 있다. 구약시대 솔로몬왕도 성전을 꾸민 사실이 있다. 『솔로몬은 거룹(천사-필자주)에 금을 입혔다. 그는 성전의 은벽을 돌아가며 거룹과 종려나무와 핀 꽃모양을 새겨놓았다. 또 성전 안팎의바닥을 금으로 입혔다』(열왕기상 6장 28절~29절)

이렇게 구약시대에도 성전을 꾸미는데 전력을 기울였다면 신약시대에 와서 그 많은 성인성녀들의 생활을 표현하는 성화나 성상으로 성전을 꾸미는 것은 당연한 이론이다. 손님을 모시는 응접실에 장식된 그림이나 조각품을 보고 그 주인의 기호를 알 수 있다면 우리가 성전을 성화와 성상으로 장식함으로써 우리의 신앙을 표현하는 뜻이 되기도한다.

우리 가정에 성화나 성상을 모시는 것은 또 하나의 우리 신앙을 밖으로 드러내는 신앙의 증거가 되기도 한다. 십자가 상을 방에 걸어놓는 그들은「나는 십자가에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입니다」라는뜻이다. 이것은 또다시 하느님에 대한 신앙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흔히 우리가 어떤 대중식당에 들어가면 방에 십자고상이 걸려있는 것을 본다. 즉시 우리는 이 집 주인이 천주교신자라는 것을 알게된다.

이와같이 성화나 성상은 그것이 뜻하는 의미에 의해서 우리가 그 앞에서 기도를 바치지만 또한 그것은 감각적인 대상이므로 육체를 가지고있는 인간의 기본 요소에서 무엇보다도 그 성인성녀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맺어준다. 인간에게는 감각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에 우선 감각적인 대상이 우리를 추상의 세계로, 또는 명상의 세계로 이끌어간다.

그래서 초대교회에서부터 우리 교회는 자기들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성인성녀들의 상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들의 모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여기서 소위 교회의 예술이 시작되어 인간문화사에 끼친 영향도 대단하다. 구라파의 미술이나 조각을 알기위해서는 그리스도교의 사상을 모르고는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은 바로 이거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심지어는 성서의 내용까지 모두 그림으로 표현해서 교육자료로 쓰고있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된다.

박도식 신부(대구 신암동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