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 마태오 복음 25장 40절에서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미혼모들도 우리사회 ‘가장 작은 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교회는 미혼모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또 앞으로 어떻게 대해야 할까.
갖가지 어려움에서도 생명을 지킨 미혼모들에 대한 인식 개선과 생명 존중 문화 전파를 위해 본지에서는 ‘미혼모에게 용기와 희망을’이라는 제목으로 기획을 연재한다. 이번 기획은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와 가톨릭신문,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의 공동캠페인이기도 하다.
첫 회에서는 미혼모가 어떤 이들인지 알아본다. 또 사회와 교회는 이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그들에 대한 교회 가르침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가톨릭교회는 생명을 존중해야 하고, 이를 거스르는 행위인 낙태는 분명한 죄라고 가르친다. 「가톨릭교회 교리서」 2270항에는 ‘인간의 생명은 임신되는 순간부터 철저하게 존중되고 보호되어야 한다. 인간은 존재하는 첫 순간부터, 인간의 권리들을 인정받아야 하며, 그 중에는 모든 무죄한 이들의 생명 불가침의 권리도 포함되어 있다’라고 명시한다. 2271항에서는 ‘교회는 1세기부터 모든 인위적 낙태를 도덕적인 악으로 단정했다. 이러한 가르침은 변하지 않았으며, 불변하는 것으로 존속한다. 직접 낙태, 곧 목적이나 수단으로서 의도한 낙태는 도덕률의 중대한 위반’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제225조 3항에는 ‘교구와 수도회는 미혼모들을 보호하고 올바른 생활을 하도록 도와주는 시설이나 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같은 지침 제223조 2항에서도 ‘사목자들은 기아, 미아 등 부모 없는 어린이, 파괴된 가정의 어린이, 가출한 어린이들을 보살피는 시설과 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
하지만 교회 가르침과 달리 한국사회에서는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한 것이 현실이다. 올해 인구보건복지협회(회장 신언항)가 발표한 ‘양육미혼모 실태 및 욕구’ 조사 결과를 보면 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4월 20일부터 5월 8일까지 미취학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미혼모 35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들 가운데 82.7%가 미혼모의 양육에 대해 부정적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러한 부정적 시선으로 인해 응답자 중 27.9%는 직장에서 권고사직을, 11.6%는 학교에서 자퇴를 강요받은 적이 있다고도 답했다.
미혼모들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그리스도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총무 이동익 신부(서울 방배4동본당 주임)는 11월 17일 서울 방배4동본당 신자들에게 ‘미혼모에게 용기와 희망을’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면서 “교회에서조차 미혼모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미혼모들이 본당 사무장 등 교회 인력으로 채용되면 좋을 것 같다고 여러 차례 많은 곳에서 이야기해왔지만, 신자들이 이를 용납하지 못하기 때문에 채용할 수 없다고 들어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