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이주의 성인] 그레고리오 1세 대교황(Gregory the Great) / (540?~604, 9월 3일)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18-08-28 19:37:24 수정일 2018-08-28 21:31:45 발행일 2018-09-02 제 3110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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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칭하는 ‘하느님의 종들의 종’ 처음 사용

교회학자이자 교황인 그레고리오 1세 대교황은 빼어난 학자이며 정치인으로서 교회의 독립성을 확고하게 했다. 부유한 귀족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귀족 계층의 수준 높은 교육을 받았고 랑고바르드족이 이탈리아를 침략하고 로마를 위협할 당시 로마의 장관을 지냈다.

그는 수도자가 되기를 원했기에 로마와 시칠리아에 수도원을 세우고 수도자가 됐다. 콘스탄티노폴리스의 교황대사로 일하다가 5년 뒤 수도원으로 돌아온 후 최초의 수도자 출신 교황이 됐다.

그는 무엇보다도 위대한 행정가이자 정치인이었다. 교회 안팎의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무능한 성직자들을 해임했으며 가난한 이들을 위한 자선에 힘썼다. 이탈리아를 침입한 랑고바르드족과 평화로운 관계를 이끌었고 교황령을 확보해 교황권을 확장했다. ‘하느님의 종들의 종’이라는 칭호를 처음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암브로시오, 예로니모, 아우구스티노와 함께 위대한 4명의 교회학자로 꼽힐 정도로 학덕이 탁월했다. 총 800여 편에 달하는 그의 서한들 속에 담긴 사상은 서방교회 학문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성가집 「그레고리오성가(聖歌)집」을 편찬하게 해 교회음악 발전에도 이바지했다.

로마에서 선종한 그의 유해는 성 베드로 대성당에 안장됐고 사후 즉시 시성됐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