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독자시] 짝사랑

조여분(데레사)ㆍ경기도 이천본당 주일학교 교사
입력일 2018-03-14 18:30:13 수정일 2018-03-14 18:30:13 발행일 1994-05-15 제 1905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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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히

그립습니다

애타하며

바라만 봅니다

무심해 보이는

분이시기에

꿈에도 뵙지를 못합니다.

그분도 날 생각하면

꿈에라도 보인다던데

언제나 난 짝사랑을

하고 있기 때문인가 봅니다.

충만한 기쁨은

내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랑이란 당신은

내게는 그렇지를 않습니다

고갈된 가슴이

사그러져 들어옵니다

또 한 번 맛보면

앗! 당신이었군요

역시 당신이어요 하겠지요

난 언제나 그러했으니까요.

시려옵니다

저려옵니다

당신을 향한 가슴이

타들어 옵니다

해갈의 날이

그 언제인지 난 멍만 들어갑니다.

우산은 쓰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치마폭을 펼치어 맞으려도

안 했습니다

두 손 포개어 맞으려

가만히만

다가섰을 뿐입니다.

주십시요

당신의 사랑을.

멀리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항상 가까이

내 곁에 계심을 압니다.

그래도

난 허전해하고

쓸쓸해하고

그리워합니다.

힘든 자

다 내게로 오라고

목 마른 자

다 내게로 오라고.

그래요

난 갔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옷자락을

붙잡고, 매어달리고

손잡아 흔들며

나를 보아달라고 울었습니다

제발 고개 한 번 돌려

나를 좀 보아달라고.

내 행동은

꿈 속에서였나 봅니다.

나와 당신과는

언어가 다른가 봅니다

악 쓰고

손짓 발짓 하다 보면

그 중 어느 하나

맞아떨어졌던가 봅니다.

그래도 난

당신 앞에서

무대 위의

광대가 되겠습니다.

짝사랑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서.

조여분(데레사)ㆍ경기도 이천본당 주일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