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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한국가톨릭학술상] 번역상 가톨릭대 교수 이동호 신부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6-10-18 수정일 2016-10-18 발행일 2016-10-23 제 3016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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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이 사람이 되셨듯… 우리 몸의 가치 새겨”

이탈리아 로마 라테란대학교 알퐁소대학원에서 윤리신학 석·박 학위를 취득했다. 가톨릭대 성신교정 생활지도, 성의교정 교목실장, 가톨릭교리신학원 부원장을 역임했고, 서울 미아3동과 서교동본당을 거쳐 현재 오류동본당 주임으로 사목 중이다. 아울러 1997년부터 가톨릭대 성신교정 윤리신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서울 생명위원회 교육분과 위원장직도 맡고 있다.

이동호 신부는
‘몸의 신학’. 대중들은 이 말을 들었을 때 ‘모순된 표현’이라는 입장을 먼저 드러냈다. ‘육욕적이고 현세적이며 죽어야 할’ 몸이 어떻게 ‘하느님의 학문’이 될 수 있을까에 관한 반문이었다.

‘몸의 신학’ 가르침을 설파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신학이 몸도 포함한다는 사실 때문에 육화의 신비와 그 실재에 대해 의식하는 그 누구도 놀라거나 당황해선 안 된다”면서 “하느님의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는 사실로써 몸은 신학 안으로 들어왔다”고 전했다.

이동호 신부(가톨릭대 교수·서울 오류동본당 주임)는, 이 ‘몸의 신학’은 인간생명의 참 목적과 의미에 대해 더욱 올바로 의식하도록 돕는 교회의 중요한 노력 중 하나라고 강조한다. ‘몸의 신학’을 적용하자면, 진리와 애덕으로 사는 부부의 ‘인격적 친교’는 성삼위께서 누리시는 ‘신격적 친교’를 닮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이 서로 ‘성실하게 선사함’으로써만 자신을 완전히 알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동호 신부가 번역한 「요한 바오로 2세의 몸의 신학」은 교황청 가정평의회 의원이자 오스트리아 혼인과 가정 연구를 위한 국제신학대학원 초대 원장을 역임한 미하엘 발트슈타인 교수가 엮었다. 국제신학대학원에서 10년에 걸쳐 집중적으로 작업한 끝에 내놓은 열매였다.

이 책이 출간되자 이 신부는, 기존 다른 번역본을 우리말로 대부분 옮긴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번역에 나섰다. ‘완벽한’ 교황의 교리교육 ‘원문 전체’를 마주할 수 있도록 구성된 책을 우리말로 소개하겠다는 의지 때문이었다. 이때부터 이 신부는 몇 가지 판본을 대조하면서 번역하는 ‘삼중 작업’을 소화해냈고, 10여 년에 걸쳐 812쪽에 이르는 방대한 ‘몸의 신학’ 교리교육 내용을 번역해냈다. 이동호 신부는 이 공로로 올해 한국가톨릭학술상 번역상을 수상하게 됐다.

처음 이 신부가 ‘몸의 신학’을 접할 때만 해도 ‘성과 독신’에 관한 신학대학 강의 보조교재로 사용할 요량이었다. 하지만 이 신부의 말을 빌면 “파면 팔수록 거대한 암반을 만난 기분”이었지만 “우선 소비주의에 희생되고 있는 인간 몸에 대한 가치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라도 그만둘 수 없는 일이었다”고 전했다.

이 신부는 또한 “교회의 다양한 사목 분야들도 ‘몸의 신학’이라는 깔판 아래에서 다른 실천적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몸의 신학은 인간 성이 지닌 보편적 가치와 그것을 부부 혹은 봉헌된 독신자들의 신분에 맞게 적용해, ‘신적 설계 안에서의 인간적 사랑’이 무엇인지 올바로 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밝혔다.

현재 ‘몸의 신학’ 강좌에 꾸준히 나서고 있는 이 신부는 앞으로 몸의 신학을 바탕으로 고해성사 보속에 관해 연구할 계획이다. 상처 입은 이들이 성과 혼인의 은총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보다 시급한 사목적 지원이기 때문이다.

■ 번역상 수상작 「요한 바오로 2세의 몸의 신학」은

「요한 바오로 2세의 몸의 신학」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인간의 인격, 몸과 성, 혼인, 부부관계, 독신의 육체적 차원에 대해 밝혀준 가르침들을 온전히 담고 있다.

오스트리아 혼인과 가정 연구를 위한 국제신학대학원의 초대 원장을 역임한 바 있는 미하일 발트슈타인 교수는 이전에 영어로 공개된 적 없던 자료뿐 아니라 교황이 직접 붙였던 소제목들과 다양한 각주를 새롭게 수록해 ‘몸의 신학’을 보다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나아가 이 책에서는 인격과 몸을 가르는 현대적 ‘분열’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으로, 인간 위격의 통합된 상을 제시한다.

각 내용은 성경과 교회의 생생한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1부 ‘그리스도의 말씀’에 이어 2부에서는 ‘성사’에 대한 은총과 표지 등을 설명해준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