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0일 현역 군인의 방화로 전소됐던 춘천교구 양구본당(주임=정영우 신부)이 본당 신자들의 눈물 겨운 노력과 가톨릭신문 독자들의 열렬한 성원에 힘 입어 공사 착공 1백30일 만에 준공됐다.
6월 30일 오전 11시 총대리 임홍지 신부의 주례로 봉헌된 양구본당은 총 2억7천여만 원이 소요됐으며 준공까지는 본당 신자들의 눈물 겨운 노력과 더불어 방화범 관련 부대, 이름 모를 은인들의 힘이 모아졌다.
이날 축성미사에서 정영우 신부는 「정말 수고 많았다」며 신자들을 위로하고 「많은 이들의 힘이 모아져 마련된 성전인 만큼 이곳이 양구지역의 복음 전파의 못자리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성전 보수를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던 양구본당 신자들은 화재로 내부가 전소되자 한 때 실의에 빠지기도 했다. 주일헌금 25만 원 미만의 열악한 시골본당에서 재공사비와 이에 따른 노력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게 당시 신자들의 상황이었다.
그러나 양구본당의 화재사건이 본보(3월 9일, 5월 4일자)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며서 전국에서부터 쏟아진 성원과 지역사회 안에서의 도움의 손길로 인해 양구본당 신자들은 다시 용기를 내게 됐고, 이날 감격의 성전 봉헌식을 갖게 됐다.
이날 성대하게 개최된 봉헌식은 식전행사에 이어 봉헌미사, 축하식 그리고 축하연 순으로 진행됐다. 또 임홍지 총대리 신부를 비롯 하화식 사목국장 신부 등 15명의 교구 사제단이 공동으로 집전한 미사에는 특히 노도부대 군종본당 신자들이 참례, 눈길을 끌기도 했다. 노도부대 신자들은 인근 신자 공동체의 성전 봉헌을 축하하기 위해 성금을 모아 이날 봉헌했다.
우여곡절 끝에 어엿한 성전의 모습을 갖추게 된 양구본당이 완공되기까지에는 숨어서 남 모르게 일해 왔던 신자들의 피와 땀이 있었다. 두 달 가량을 무료로 인부들에게 식사 봉사를 했던 자매를 비롯 생계를 뒷전에 두고 밤낮으로 성전 공사에 인부로 나선 형제 등 양구본당의 방화 사건은 오히려 본당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계기가 됐다는 후문이다.
정영우 주임 신부는 「실의에 빠진 본당 신자들에게 용기를 심어 준 가톨릭신문 독자들에게 감사하다」며 「어렵게 마련된 성전이 하느님의 뜻대로 사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