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이 1월 13일 오후 7시 명동성당 성모동산에서 봉헌한 시국미사는 지난 87년 6월항쟁 이후 최대 규모로 이날 미사에는 민주노총 권영길 위원장을 비롯 농성자들이 참석, 눈길을 끌었다. 민주노총 간부들과 가족들은 미사 중 눈물을 흘리는 등 자신들의 투쟁에 동참하는 사제와 신자들로부터 큰 힘을 얻는 모습이었다.
⊙…이날 미사에는 내외신기자 50여 명이 몰려 열띤 취재 경쟁을 펼치는 등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일부 언론기자들은 취재 경쟁 중 넘어져 카메라가 부서지는 등 취재사고(?)도 잇따랐다.
⊙…시국미사 후 가진 토론회에서는 시위에 가담한 한 노동자의 부인인 김경순(젬마)씨가 아기를 업고 참석,「김영삼 대통령에게 드리는 글」이란 제목의 연설문을 통해 평범한 꿈을 안고 사는 자신의 남편을 비롯 노동자들이 개악된 악법으로 불안에 떨고 있다고 말하고 노동법 개악을 취소하라고 호소해 주목을 받았다.
⊙…시국미사 후 사제단이 십자가와 김영삼 정권 회개하라는 문구의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성모동산을 출발 명동으로 진입하자 연도에 늘어선 시민 학생들은 우뢰와 같은 박수와 함성으로 사제단을 환영했다.
⊙…비가 오는 중에서도 3천여 명의 신자들과 시민들은 촛불을 밝히고 사제단의 뒤를 따라 침묵행진을 펼쳤으나 전경들의 저지로 명동 외환은행앞에서 40여 분 대치하는 등 심한 몸싸움을 펼쳤다 사제단과 시민들은「민주 경찰 동참하라」「당신들도 제대하면 정리해고 대상이 된다」며 동참을 호소했다.
⊙…이날 사제단은 파업 중인 민주노총 농성자들과 고통을 함께 한다는 의미에서 실내가 아닌 성모동산에서 미사를 봉헌했다고 밝히고 앞으로 각 교구 대표신부로 구성된 대책위를 통해 끝까지 이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혀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이날 사제단이 발표한 시국 선언문에는 전국의 사제 8백62명이 서명했다. 이는 전국 사제 2천3백90명(95년 말 기준)의 3분의 1에 해당. 87년 6월항쟁 이후 초유의 일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