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캐나다 온타리오 주 남부 워커턴 시에서는 수돗물의 대장균 감염사고로 인해 벌써 9명이나 사망하고 약 1000여명이 감염됐다고 한다. 수돗물 오염 사실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던 시민단체들이 계속적으로 건의하고 문제삼았지만 보건관계당국은 느슨하게 대응했고 결국 이런 불상사가 생겨나고 말았다는 뒷얘기도 들려온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예견되고 있어 적잖이 걱정스럽다. 한 미생물학자가 수돗물에서 바이러스를 검출해 문제를 제기했다.
서울대 김상종 교수 연구팀은 물 속에 존재하는 병원성 바이러스 두 가지를 동시에 검출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최초로 현장 적용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수도권 지역의 상수원인 팔당과 잠실수중보, 서울과 인천시 등의 수돗물에서 수인성 질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러한 보고가 나오자 서울시와 환경부는 발끈하고 나서 김교수를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소죄」로 고발했다. 내용자체가 민감한 사아이긴 하지만 이에 맞서는 서울시의 태도는 우리를 슬프게 한다.
사실 미생물이니 바이러스니 하는 전문분야에 대해 완전히 문외한인 우리 같은 서민들로서는 어떤 방법이 더 정확하고 좋은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무지한 우리가 보기에도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수질에 관한 한 그 규제기준은 엄격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미리미리 예방하고 자구책을 구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캐나다와 똑같은 결과를 자초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서울시는 그동안 계속해서 『수돗물, 안심하고 드셔도 됩니다!』라는 표어로 시민을 안심시켜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수돗물을 그냥 받아먹는 가정은 거의 없고, 정수기를 거치거나 아니면 끓여서 마신다. 수돗물을 정말로 안심하고 마실 수 있다면 시판되고 있는 생수나 정수기의 종류가 그렇게 다양할 수 없을 것이다. 시민들은 결국 서울시의 홍보를 믿지 못한다는 반증이다. 시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정부기관! 참 서글픈 노릇이다. 전문가의 얘기를 들으면 물을 끓여먹기만 해도 바이러스 세균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서울시가 이런 홍보만이라도 했더라면… 시민의 건강을 진심으로 걱정한다면 서울시가 자기들의 입장 변호에 앞서 국민을 우선 안전하게 보호하는 일에 우선적으로 신경 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