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 하면 그의 작품세계를 잘 모르는 이들도 녹아내리는 시계, 입술모양의 소파 등의 독특한 형태를 떠올린다. 20세기 최고의 천재작가로 손꼽히는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 1904~1989)는 평생 「괴짜」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며 순수미술과 응용미술, 가구, 패션, 영화 등 대중문화 전반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 예술가다.
그는 1920~30년대 많은 지식인들과 예술가들이 부르주아적 전통에 따라 신앙을 거부하는 세태에 어우러져 가톨릭신앙을 거부하고 온갖 종류의 신앙을 접했다. 그러나 한때 예술만이 무의식에 자유를 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내면과 환상의 세계를 묘사하는 데 몰두해왔지만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 전해받은 가톨릭신앙을 떨쳐내지 못하고 일생 동안 교회와 얽힌 파란만장한 관계를 펼쳐보인다.
특히 40년대 들어 초현실주의운동과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단절한 이후 종교에 대한 깊은 탐구와 작품제작에 들어갔다. 우주의 중심인 그리스도를 하나의 원자로 그려내는 꿈의 형상 등이 대표적인 형태다.
달리 탄생 100주년을 맞아 국내에서도 그의 독특한 상상력의 세계를 만날 수 있는 특별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9월 5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미술관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의 예술 전반과 삶에 대한 이해를 제공한다.
「꿈과 환상」 「관능성과 여성성」 「종교와 신화」 3개 주제로 나뉜 전시관과 패션 컬렉션, 영상설치 작품 코너에서 조각 30점, 판화와 꼴라쥬를 비롯해 구아슈(불투명 수채물감 회화) 300점, 패션 10점, 달리 관련 사진 40점 등 총 400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대형 전시회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헌정한 조각 「성 게오르기우스와 용」과 엄지손가락으로 묘사된 하느님, 생명력을 상징하는 남자의 형상, 묵상하는 영혼을 함께 담은 작품 「천사의 환영」도 만날 수 있다.
입장료는 어른 1만2000원, 중고생 8000원, 초등.유치원생 6000원, 4인 가족권 3만원. 신자들은 서울대교구 주보를 가져가면 개인이라도 단체할인가격에 입장할 수 있다. ※문의=(02)732-5616~9 마이아트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