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예수님 탄생을 축하합니다」
대한불교 조계종이 지난 예수성탄 대축일에 서울 조계사 앞 거리에 성탄절을 축하해 내붙인 플래카드다.
이처럼 최근 가톨릭과 불교사찰간에 성탄절이나 부처님 오신날을 기해 서로 화환, 축전을 보내는 본당들이 있어 종교간의 화합과 일치에 좋은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인천교구 연안본당, 수원교구 대천동 본당 등이 그 사례. 연안본당은 이미 3년 전부터 4월 초파일에 박창일 주임신부와 신자들이 화환을 들고 조계종 능인사를 직접 방문하고 있다. 또 초파일에는 성당에 초파일 등과 플래카드를 달아 부처님 오신날을 경축하고 있다. 이에 대한 답례로 능인사에서도 성탄절을 기해 화환을 보내 서로간의 신뢰를 구축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종교인 협의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신부가 이곳에서 알게된 조계종 능인사 스님과의 인연으로 처음 이런 교류가 시작됐다.
박신부는 『종교와 화합이라는 측면에서 부처님 오신날을 기해 축하하는 의미에서 이런 일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수원교구 대천동 본당의 경우는 지난 성탄절에 안성시 죽산면 도피안사 사찰로부터 플래카드를 받았다. 동국대학교 대학원 석사를 마친 방상복 주임신부가 재학 당시 인연을 맺었던 동문 스님이 보낸 것. 방신부는 대학서 함께 공부한 스님들과 종교간의 화합을 위해 앞장서자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서로간에 활발한 교류를 맺고 있다.
대천동 본당 한 관계자는 『2천년 대희년을 맞아 사찰에서 플래카드를 보내주어 너무나 고맙고 이것이 바로 일치란 걸 느꼈다』면서 『이러한 작은 노력들을 통해서 바로 종교간의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으며 앞으로 많은 곳에서 이러한 교류가 활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부산교구 장산본당(주임=허성 신부), 반여본당(주임=양요섭 신부), 금곡본당(주임=석찬귀 신부)은 불교 스님들과 상호 방문하거나, 「예수 성탄」·「부처님 오신날」 등의 경축 플래카드를 성당·사찰에 상호 내걸도록 유도하기도 하면서 불교·가톨릭신자들로 하여금 타종교를 깊이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
특히 허성 신부는 스님 뿐 아니라 개신교 목사들까지 포함 매달 6∼12명 정도의 타종교 성직자들과의 정기 모임을 주관, 종교간의 이해 및 일치를 위해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