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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멜수도회 윤주현 신부, 스페인 최고 교의신학자 곤잘레스 신부의 「그리스도론」번역 출간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3-04-25 수정일 2023-04-25 발행일 2023-04-30 제 3341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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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는 누구인가?’ 오랜 질문에 신학이 답했다

1970~80년대 책만 국내에 있어
최근 연구 결과 절실했던 상황
신학적 성찰 집대성한 책 ‘눈길’

가톨릭출판사 제공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마태 16,16)

그리스도론이란 베드로의 고백이자, 우리의 신앙고백인 이 말씀을 설명하고, 그 근거를 밝히는 신학이다. 예수님 탄생 이래 현대에 이르기까지 2000년 간 이뤄진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학적 성찰을 집대성한 책이 나왔다.

「그리스도론」(올레가리오 곤잘레스 신부 지음/윤주현 신부 옮김/1148쪽/5만5000원/가톨릭출판사)은 스페인 최고의 교의신학자로 손꼽히는 올레가리오 곤잘레스 신부의 역작이다. 곤잘레스 신부는 2011년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제정한 ‘라칭거상’을 비롯해 스페인 정부 등이 수여하는 국가적 차원의 학술상을 여러 차례 받았다.

「그리스도론」의 출간은 한국교회 안에 교의신학의 저변을 넓히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스도론은 우리 주 그리스도에 관한 신학인 만큼, 신학 안에서도 중요한 위상을 지닌 교의신학이다. 그러나 그동안 한국교회 안에서 사제양성과 신학연구를 위해 디딤돌로 삼을 수 있는 책은 1977년 출판된 발터 카스퍼 추기경의 「예수 그리스도」가 35년이란 시간 동안 유일한 작품이었다. 2012년 안젤로 야마토 추기경의 「예수 그리스도」가 번역되긴 했지만, 이 작품 역시 1988년 집필된 작품으로 20세기 마지막과 21세기의 그리스도론을 접하긴 어려웠다.

이번에 번역된 「그리스도론」은 2001년 집필한 책이지만, 2012년에 제2판을 출간하면서 그리스도론 분야에서 10여 년간 이룩한 연구 결과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그리스도론」은 역사 안의 그리스도론들을 집약하고 있지만, 단순히 그리스도에 관해서 발표된 권위 있는 선언들의 종합이 아니다. 그리스도론은 그리스도는 누구인지, 하느님의 진리로서 존재하는 그리스도의 존재방식과 인간의 진리는 무엇인지에 관한 성찰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성찰은 사실 어느 시대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세대의 신자들의 성찰이기도 하다.

총 3부로 구성된 「그리스도론」은 그리스도론이 무엇인지, 지난 역사 속에서 그리스도를 어떻게 이해해왔는지, 그리고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 그리스도론은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를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나아가 수세기의 성찰을 바탕으로 우리의 신앙 안에서 그리스도론을 심도 있게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먼저 제1부에서 성경에 나타나는 그리스도론을 분석한다. 그리스도를 기록한 가장 본질적인 요소인 신약 성경을 바탕으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기적을 베풀던 그리스도의 활동에서부터 수난을 살피고, 특별히 예수님의 부활을 깊이 탐구한다. 제2부에서는 교부시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그리스도론의 전개과정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제3부에서는 그리스도에 관한 가톨릭 신앙을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명을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책을 번역한 윤주현 신부(베네딕토·가르멜수도회)는 “이 책은 한국 신학계가 오랫동안 방치했던 그리스도론 분야의 공백을 조금은 더 메워 주며, 교의신학의 혼(魂)인 그리스도론을 더 깊이 심화하고자하는 신학도들을 위해 좋은 길잡이가 돼 주리라 믿는다”면서 “이 책을 통해 많은 이들이 인류의 구원자이시며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더 깊이 알고 사랑할 수 있는 은총을 얻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