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중국, 교황 승인 없이 상하이 교구장 임명

입력일 2023-04-11 수정일 2023-04-11 발행일 2023-04-16 제 3339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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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교회의 의장 선빈 주교
협정 어기고 4일 교구장 착좌식

중국은 주교 임명에 관한 교황청과의 협정을 어기고 교황 승인 없이 선빈 주교를 상하이교구장에 임명했다. 사진은 2017년 12월 상하이 성 이냐시오 대성당에서 봉헌된 미사. CNS 자료사진

【외신종합】 중국 정부가 교황 승인 없이 중국 주교회의 의장인 선빈 주교를 상하이 교구장에 임명했다고 교황청이 4월 4일 확인했다. 이에 앞서 아시아뉴스(AsiaNews)는 3일 이 소식을 전하고 착좌식이 4일 열린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결정은 2018년 교황청과 중국 사이에 체결된 주교 임명에 대한 협정을 어긴 것이다. 이 협정은 2020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2년씩 연장됐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청이 ‘수일 전’에 이 소식을 접했다며 “아직 교황청의 공식 입장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해 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선빈 주교의 착좌식은 아시아뉴스의 보도대로 4일 열렸다. 주교 임명장은 선빈 주교가 의장직을 맡고 있는 중국 주교회의가 수여했다. 중국 주교회의는 교황청의 인정을 받지 못했고, 중국공산당에 소속돼 있다.

중국이 협정을 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2년 11월말 교황청은 협정을 어기고 교황청의 승인을 받지 않은 채 펑웨이자오 신부를 장시교구 보좌주교로 임명한 것에 대해 ‘놀라움과 유감’을 표명했다.

당시 교황은 성명에서 “장시교구는 교황청의 승인을 받지 않았다”며 이 같은 중국의 일방적인 주교 임명은 “교황청과 중국 간의 대화 정신과 2018년에 체결된 주교 임명에 관한 잠정 협정을 어긴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교회 전문가인 이탈리아 선교사 지안니 크리벨레르 신부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교황청은 상하이처럼 중요한 교구의 주교가 교황의 승인 없이 임명된 것에 대해 크게 유감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