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 위원회 탐방] (8) 경찰사목위원회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3-04-04 수정일 2023-04-04 발행일 2023-04-09 제 3338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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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민중의 지팡이로 살도록 신앙 안에서 함께 고민

2005년 경찰사목부로 시작 
각 경찰서 방문 미사와 더불어
교우회 결성·경신실 설치에 주력

주일 지키기 어려운 4교대 근무
교리 재교육 등으로 복음화 돕고
신자로서의 소명·자부심 일깨워

3월 8일 경기남부경찰청 교우회 월례미사 후 박경민 신부(뒷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와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경찰을 흔히 ‘민중의 지팡이’라고 한다. 지팡이를 어르신이나 몸이 불편한 이들이 걸을 때 도움을 얻는 막대기라고 할 때, 이 말은 민중에게 경찰이 그런 역할을 한다는 뜻일 것이다. 실제 경찰 복무 규정에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 임무로 돼 있다.

실제 경찰은 국민들이 편안하게 일상을 보내고, 도로에서 안전하게 차를 운전할 수 있게 하고, 거리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하는 등 국민의 생활을 지키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존재다. 이 일을 맡고 있는 경찰관들의 직무는 그런 중요성만큼 막중하지만, 각종 사고와 범죄 현장에 노출된 업무 속에서 겪는 어려움도 크다.

교구의 경찰사목위원회(위원장 박경민 프란치스코 신부, 이하 위원회)의 목적은 비신자인 경찰공무원을 가톨릭신자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안전과 생활을 보장하는 경찰공무원들이 더욱 참된 경찰이 될 수 있도록 예수님과 교회 안에서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것에 의미를 둔다. 또 경찰 기관에 근무하거나 관련 직무에 속한 분들이 그리스도의 구원 동반자임을 깨닫도록 돕는 촉매 역할을 한다. 위원회는 이에 대해 ‘한 명의 신앙인이 그 삶의 자리에서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한다.

교구 경찰사목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9월 15일 사회복음화국에 경찰사목부가 신설되고 전담 신부가 임명되면서 ‘경찰 복음화’의 행보를 시작했다. 2005년 10월 경기지방경찰청 경신실 개소 및 축복식 거행 후 2006년 사회복음화국 산하 경찰사목위원회로 통합 조직 개편을 시도한 위원회는 대리구제 개편 등 교구 상황으로 활동에 답보 상태를 보이다가 2018년 경기 남부경찰청 첫 방문 및 미사 등으로 재정비에 나선다.

이후 각 경찰서 방문 및 미사 활동과 더불어 용인 서부경찰서 경신실 축복미사(2019년), 경기남부경찰청 경신실 축복미사(2020년) 거행으로 활동에 박차를 가한 위원회는 2021년 박경민 신부가 부임하면서 도약의 시기를 마련하고 있다.

안양 만안·동안경찰서, 광주·분당·여주·수원 남부경찰서에서 교우회가 설립되고 첫 미사가 봉헌됐으며 지난해 11월 17일에는 수원서부경찰서에도 경신실이 마련돼 축복식이 거행됐다. 약 3년 동안 6개 교우회가 만들어졌으며 경찰가족 월례미사도 신설됐다. 각 경찰서 교우회 회장과 총무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도 조직됐다. 2022년 함영수(가브리엘)신부가 부위원장을 맡으면서 사목 활동에도 힘이 보태졌다.

이로써 현재 교구가 관할하는 경기남부청 내 27개 경찰서 중 12개 경찰서에 교우회가 운영 중이고, 경기남부청과 수원서부·용인서부경찰서 등 세 곳에 경신실이 설치돼 있다. 올해 내로 수원중부경찰서와 안성경찰서에 경신실이 준비될 예정이다.

위원회는 현재 신자들의 내적 외적 복음화를 위한 교우회 결성과 경신실 설치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경민 신부는 “향후 권역별·지역별 교우회를 만드는 데 관심을 써서 현재 12개에서 15개까지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교구 경찰 사목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교우회 활성화 봉사자 양성으로 복음화 기반을 확립하는 것도 중요 업무다.

교우회와 경신실 마련은 지구대와 파출소의 경우 4교대로 근무하며, ‘주일’도 잊은 채 늘 긴장과 압박 트라우마 속에 업무에 나서야 하는 경찰공무원들에게 자신을 돌아보며 신자의 소명과 자부심을 일깨우고 하느님을 만나는 자체로 그 의미가 소중하다. 신자들에게는 미사와 고해성사, 교리 재교육 등으로 ‘올바른 경찰 모습이 훌륭한 전교’라는 의식을 북돋우는 장이고, 하느님을 찾으려는 이들에게는 복음을 알리는 기회가 된다.

박 신부는 “업무 특성상 미사 참례도 어려울 때가 많기 때문에 교회와 멀어진 이들이 많은데, 파악도 쉽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경신실이 없는 곳에서는 장소를 옮겨가며 미사를 봉헌하는 어려움도 있다. 최근 교우회가 늘면서 새로운 신자 경찰공무원들이 하나둘씩 얼굴을 보이기 시작하는 모습은 한편 가장 큰 보람으로 다가온다.

박경민 신부는 경찰공무원들에게 “‘이웃’이 되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경의 착한 사마리아 사람처럼 어려운 이를 찾아서 가장 일선에서 먼저 다가가서 도와주는 이웃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찰의 업무는 사회 최전선의 모든 일과 맞닿아 있고, 그래서 경찰공무원의 심신 안정과 행복, 복음 정신은 그리스도의 정신을 직장 안에서 실현하는 것이라는 입장에서다.

박 신부는 경찰사목 활성화를 위한 교구민의 기도 및 봉사와 후원, 지역 인근 본당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가까운 지구대나 파출소를 지날 때면 가끔 들러서 격려해 주십시오. 그리고 경찰공무원을 국민의 안전과 질서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따듯한 이웃으로 여겨주십시오.”

※문의 031-451-7010 교구 경찰사목위원회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