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첫 창단 연주회 여는 청주 가톨릭 시니어 합창단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3-03-07 수정일 2023-03-07 발행일 2023-03-12 제 3334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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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 합창으로 다시 찾은 ‘인생의 봄’

60~80대 신자들 33명으로 구성
2021년 창단 후 19일 첫 연주회
능동적 신앙 생활 돕는 역할 기대

창단 연주회를 앞두고 3월 2일 청주 가톨릭 시니어 합창단 단원들이 청주 내덕동주교좌성당 성음악원 연습실에 모여 노래 연습을 하고 있다.

“나이 먹어서 목소리가 잘 안 올라가네, 하하”

“자매님, 조금만 힘내봐요~”

3월 2일, 청주 내덕동주교좌성당 성음악원 연습실에 모인 청주교구 가톨릭 시니어 합창단 단원들. 60대부터 80대로 구성된 단원 33명에게선 두 시간 넘게 이어진 연습에도 지친 기색을 찾아볼 수 없다. 고음이 올라가지 않는 단원에게 격려를 보내고, 악보가 잘 보이지 않는 단원에게 음을 알려주며 한 목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에는 웃음이 함께했다.

청주교구 성음악원(담당 최준하 마태오 신부)은 2021년 11월 청주 가톨릭 시니어 합창단을 창단했다. 교회가 고령화되고 있는 가운데 60세 이상 신자들이 능동적이고 즐겁게 신앙 생활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코자 했기 때문이다.

합창단은 창단 전부터 신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성가 부르는 것을 좋아하고 재능이 있지만 나이가 많아 본당 성가대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기 어려운 60세 이상 신자들이 노래할 수 있는 곳이 생겼기 때문이다. 충주에 사는 이춘대(데레사·82·목행동본당)씨는 2시간이 걸려 매주 연습실에 나온다. 본당 성가대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던 그는 “본당에서는 성가대를 계속 하자고 하는데 젊은 사람들 소리를 따라가는 게 버겁고 부담스러워 70살까지만 하고 나왔다”며 “여기는 시니어만 모였다고 하니 마음의 부담도 없고, 노래하면서 힘든 점을 서로 알고 도와주며 노래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노래를 통해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어내고, 특히 성가를 부르며 기도를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은 합창단을 통해 얻은 큰 기쁨이라는 게 단원들의 설명이다.

장인순(바울라·67·사창동본당)씨는 “손자들을 돌보면서 힘들었던 것들을 일주일에 한 번 노래하면서 풀어낼 수 있어서 좋다”며 “노래로 기도를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하느님에게 감사한 마음도 커졌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미뤄졌던 창단 연주회를 앞두고 있는 합창단 단원들. 하느님과 함께하는 기쁨을 노래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젊은이들 못지않게 힘차고 아름다웠다. 지휘자 전선하(아녜스)씨는 “우리 합창단은 즐거운 합창, 행복한 합창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시니어분들이 모인 만큼 장례미사 성가 봉헌이나, 노인요양시설 위문공연 등 의미있는 행사들에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합창단 창단 연주회 ‘인생은 다시, 봄’은 3월 19일 오후 4시 청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전석 무료로 예매는 공연세상(1544-7860)을 통해 가능하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