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사랑마트’ 개장 20주년 맞아

염지유 기자
입력일 2023-02-14 수정일 2023-02-17 발행일 2023-02-19 제 3331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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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고 다시 쓰며 환경과 이웃 살린 나눔의 장
서울 가톨릭여성연합회 운영
재활용으로 자원순환 앞장
해마다 수익금 전액 기부

2월 9일 서울 명동 사랑마트에 방문한 손님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자원순환으로 환경을 살리고, 나눔으로 이웃도 살리는 되살림의 기적이 일어나는 곳. ‘사랑마트’가 올해 개장 20주년을 맞았다.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후문 옆에 자리한 작은 가게 사랑마트. 문을 열고 들어가면 화장품부터 의류, 신발, 가방, 식기, 생활용품 등 다양한 물건이 저마다 저렴한 가격표를 달고 단정하게 정리돼 있다.

사랑마트는 서울대교구 가톨릭여성연합회(회장 석남연 실비아, 담당 조성풍 아우구스티노 신부, 이하 여성연)가 운영하는 재활용 매장이다. IMF 이후 아나바다 운동이 전국적인 캠페인이 되고, 2000년대 초 기증품을 판매해 수익금을 소외된 이웃에게 전하는 ‘아름다운가게’가 국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여성연도 이처럼 생태적 활동과 자선 활동이 접목된 사업이 교회 안에도 필요하다고 판단해 2003년 3월 교구 승인을 받아 사랑마트를 열었다.

사랑마트에서는 매일 나눔의 기적이 일어난다. 내게는 필요 없지만 다른 이에게 필요한 물건을 거저 내놓는 마음, 깨끗한 물건을 알뜰하게 구입해 재사용하며 자원을 아끼려는 노력,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전하는 사랑이 어우러져 운영된다. 여성연은 해마다 1년 수익금 전액을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찾아 전달해 왔다. 특히 조손 가정, 북한이탈주민 여성, 다문화 가정, 어린이 공부방, 생명수호기금 등 불우하고 힘없는 여성과 어린이를 우선적으로 도왔다.

사랑마트가 20년을 이어온 것은 기부 물건을 손수 가져오거나 정성을 담아 택배를 보내오는 이들 그리고 가게 취지를 떠올리며 발길을 끊지 않는 손님들 덕분이다. 또 인건비를 절약하고 더 많이 기부하기 위해 여성연 회원들이 교대로 가게를 지키며 봉사한다. 봉사자들은 기증받은 물품을 하나하나 깨끗하게 손질하고 진열하며 물건들이 새 주인을 찾아가게 한다.

사랑마트는 또 다른 나눔의 장을 낳기도 했다. 사랑마트 개장 1주년에 개최한 자선 바자회가 연례행사가 돼 지금까지 이어지며 이웃을 돕는 나눔의 샘터가 되고 있다.

석남연 회장은 “사랑마트는 우리가 각별히 애정을 가지고 임하는 하느님 사업”이라며 “맨 처음 장소를 내어준 교구와 자신의 시간을 내어준 봉사자들, 믿고 찾아주시는 손님들 덕분에 20년간 사랑을 실천할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염지유 기자 g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