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시골마을 활성화 위해 유튜브 개설한 미양본당 송영호씨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3-01-31 수정일 2023-01-31 발행일 2023-02-05 제 3329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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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촌 갈전마을 알리고 싶어요”

1월 9일, 안성 미양면 갈전리 유튜브 채널 ‘은총의 갈전마을’에는 ‘삼왕놀이’를 알리는 영상들이 올라왔다. 피란 등으로 열리지 못한 적은 있지만, 70년 넘게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삼왕놀이’는 1950년 갈전리공소 성탄 행사에서 유래했다.

주민들에겐 전통 축제와 다름없다. 주님 공현 대축일을 맞아 동방 박사 세 명인 ‘삼왕’이 가가호호 방문하며 예수님 탄생을 알리면 신자들은 예물을 봉헌하고, 삼왕 뒤를 따르며 성가를 부르는 등 축하와 기쁨을 나눈다. 코로나 전까지는 제1대리구 미양본당 어린이들이 삼왕을 맡았지만, 코로나로 놀이는 잠시 멈췄었다.

그러다 올해 다시 시작한 삼왕놀이는 본당 사목회원들이 삼왕을 맡았다. 고령화로 삼왕을 맡을 아이들이 없었고 있어도 활동하기 힘들어서였다. 1959년 공소가 본당으로 승격될 당시 주민 400여 명 중 99%가 신자, 현재도 120여 명 중 80% 이상이 신자인 신앙촌이지만, 마을엔 고령층이 대부분이다. 그러한 상황에도 갈전리 이장인 미양본당 신자 송영호(야고보·65)씨는 삼왕놀이를 재개, 널리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통 유지와 화합 도모, 이 활동이 넓게 알려져 더 많은 사람이 마을에 유입되길 희망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마을 공동체를 유지, 구성원 화합을 강화하고자 그 통로로 유튜브 채널도 개설한 송씨는 이곳에 ‘삼왕놀이’ 관련 영상 5개를 엔지니어와 함께 올렸다.

이처럼 삼왕놀이를 전하고 ‘이장 신년사’ 등을 올리며 마을 안팎으로 소통하는 송씨는 이 활동들이 예수님 같은 모습으로 살기 위해서라고 전한다.

갈전리 출신으로 고향을 떠나 대학을 다니고 서울 계성고등학교 영어 교사로 활동, 8년 전 갈전리로 돌아와 이장 4년차인 송씨는 “그 시대에 가난하고 어려웠던 사람들은 중학교도 못 갔는데 저는 대학까지 갔고 그것은 큰 혜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돌려주기 위해 고향에 돌아와 가난하고 소외된 어르신들께 어떻게 하면 일자리를 만들어 드릴지, 마을을 활성화할지 고민하며 지낸다고 밝혔다.

특히 이장으로서 누구든 자신을 보면 “‘어? 저 사람 성당 다니네, 나도 가고 싶다’고 느끼면 좋겠다”며 송씨는 말했다.

“신앙은 제가 잘 살아서 표본, 모범이 되는 것 같아요.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 입장에서, 한 인간으로 못 박혀 돌아가신 예수님을 닮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부끄럽지 않은 사람으로 살아갈까 고민하면서 예수님 행적을 바탕으로 누군가를 위해 살고 싶어요. 그걸 통해 마을이 하나되고, 모두가 예수님 표양을 실천하는 마을이 되고, 이렇게 우리 마을 사람들 사는 모습 보고 이 동네로 많은 사람이 이사 온다면 더 바랄 건 없어요.”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