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중 대주교 지음/252쪽/1만9500원/분도출판사 ‘나누고 사랑하라’ 시대상과 설교로 풀어보는 성인의 가르침 평등과 나눔의 복음 정신 실천한 초대교회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당시 사회 환경·사상 중심으로 성인의 사회교리 이론 풀어나가
책에서 김 대주교는 먼저 성인의 생애를 비롯해 당시 성인이 살아갔던 안티오키아, 콘스탄티노플의 지리, 정치, 사회, 경제, 종교 상황을 설명한다. 이어 성인의 사회정의에 관해, 성인이 이해한 재물의 사회적 기능에 관해 구체적으로 살펴나간다.
성인의 가르침은 세기를 초월해 현대 교회 ‘사회교리’의 근간이 된다. 성인은 ‘부’(富)가 전부인 듯이, 최고의 선(善)이라는 듯이 오직 부를 가지기에 급급한 지금의 세상에 경종을 울린다. 성인은 ‘부’(富)는 그 자체로 선이나 악이 아니라 쓰임새에 따라 선도 악도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아울러 생존을 다른 사람의 도움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사람을 ‘가난한 자’라고 정의하면서 이들이 시대의 경제, 사회적인 제도의 희생자이므로 마땅히 부자들에게 가진 바를 나누도록 요구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또한 책은 황금(크뤼소스)의 입(스토마), 바로 ‘크리소스토모’라 불리는 성인의 설교가 지닌 진면목을 만날 수 있게 해준다. 성인의 설교는 사색적인 이론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삶에서 시작한다. 성인은 일상생활이나 자연에서 은유와 비유를 들어 듣는 사람에게 자극을 주고 성찰을 촉구한다. 그 설교가 힘을 지닌 것은 설교 방식에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성인 스스로 그 설교의 내용을 끊임없이 증거하는 모범적인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김 대주교는 “교구장 이임을 준비하면서 유학시절 심취하고 연구했던 성인의 사회교리를 책으로 엮었다”며 “12년간의 교구장직을 내려놓으며 베풀어 주신 하느님의 크신 은혜에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마련한 이 책이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 일조할 수 있다면 더없이 기쁘겠다”고 밝혔다.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