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2023 세계교회 전망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22-12-27 수정일 2022-12-27 발행일 2023-01-01 제 3325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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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경청’의 열매 확인하는 해… 교황청 개혁 마무리 수순
세계주교시노드 대륙별 단계
10월에는 1차 본회의 열려
8월엔 포르투갈 세계청년대회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1년 10월 10일 세계주교시노드 경청 단체 모임을 여는 미사를 주례하고 있다. 2023년에는 1~3월 중 대륙별 단계 회의가 진행된다. 이를 바탕으로 한 첫 번째 본회의는 10월 4일부터 29일까지 프란치스코 교황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CNS 자료사진

올해 세계교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난해 12월 17일 86세 생일을 맞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간에서 불거지는 ‘조기 사임설’이 무색할 정도로 활기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교황은 내년에도 아프리카 해외 사목방문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평화를 호소하고 가난한 이웃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에는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대륙별 단계와 1차 본회의가 예정돼 있으며, 8월에는 세계청년대회가 열린다. 또한 교황청 구조 쇄신을 위한 교황령 「복음을 선포하여라」에 따른 부서장 개편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9년 3월 16일 남수단 살바 키르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교황은 오는 2월 3~5일 남수단을 사목방문한다. CNS 자료사진

■ 올해 교황은 어디를 방문할까?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몰타와 캐나다, 카자흐스탄, 바레인을 사목방문했다. 세계 평화를 위한 교황의 사목방문은 올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우선 교황은 오는 1월 31일부터 2월 5일까지 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과 남수단을 방문한다. 2013년 즉위 이후 40번째 해외 사목방문이다. 교황은 지난해 7월 콩고와 남수단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고질적인 무릎 통증으로 연기해야 했다.

교황은 콩고에서 펠릭스 치세케디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관리와 정치인들을 만난다. 콩고는 인구 1억500만 명 중 95.8%가 그리스도인이다. 하지만 콩고 동부에서는 우간다와 르완다 등 이웃나라 테러조직이 천연자원 착취를 위해 조장한 폭력사태로 수많은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교황은 원래 콩고 동부 지역을 방문해 폭력 피해자들을 만날 예정이었지만, 수도 킨샤사에 머물며 2월 1일 콩고 주재 교황대사관에서 피해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교황은 콩고 사목방문에 이어 2월 3~5일 남수단을 찾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남수단을 방문하는 첫 교황이 된다. 2011년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신생국가 남수단은 독립 이후 부족 간의 대립에 의한 내전으로 고통받아 왔다. 살바 키르 대통령과 리엑 마차르 부통령의 정쟁으로 2013년 촉발된 내전에 의해 약 40만 명이 희생됐다. 2020년 키르 대통령과 마차르 부통령이 연립정부를 세우기로 합의해 마침내 내전이 종식됐다. 교황은 2017년에도 남수단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내전 악화로 포기해야 했다.

교황은 또 레바논과 헝가리, 슬로바키아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교황청 공보실 마테오 브루니 실장은 교황이 레바논 사목방문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교황은 2020년 베이루트 폭발사고 이후 레바논을 방문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교황은 2021년 9월 세계성체대회 폐막미사를 주례하기 위해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찾았지만, 체류기간은 반나절이 채 되지 않았다. 또 동티모르 방문을 염원하고 있어 올해 교황이 또다시 아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 교황은 최근 한 스페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중해 국가 소속 주교회의가 열리는 프랑스 마르세유를 방문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2019년 1월 27일 파나마시티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 폐막미사 전 프란치스코 교황이 청년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오는 8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제38차 세계청년대회가 열린다. CNS 자료사진

■ 세계주교시노드와 세계청년대회

올해에는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본회의와 제38차 세계청년대회 등 굵직한 세계적 행사가 예정돼 있다.

2021년 10월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친교, 참여, 사명’을 주제로 개막된 세계주교시노드는 지난해 교구별 단계를 거쳤다. 올해에는 1~3월 중 대륙별 단계 회의가 진행된다. 대륙별 단계가 마무리되면 3월까지 대륙별 단계 의견서가 작성, 제출되고 이를 바탕으로 6월까지 본회의 의안집이 작성된다. 첫 번째 본회의는 10월 4일부터 29일까지 프란치스코 교황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당초 올해 10월 한 회기로 예정됐던 세계주교시노드 본회의는 주제의 중대성에 따라 두 차례의 본회의로 나눠 열리며, 2024년 10월 제2차 본회의가 진행된다. 교황은 본회의를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하는 이유로 “더 풍성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이며, 시노달리타스를 ‘교회의 구성적 본질’로 뿌리내리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즉 세계주교시노드가 행사가 아니라 ‘과정’이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오는 8월 1~6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는 제38차 세계청년대회(WYD)가 열린다. 교황은 지난해 10월 23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삼종기도를 주례한 뒤 자신의 태블릿 PC를 이용해 WYD 참가신청을 했다. 이번 대회 첫 참가신청자다. 이번 WYD 주제는 ‘마리아는 일어나 서둘러 길을 떠났다’(루카 1,39 참조)로 교황은 “오랜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우리는 민족과 민족 사이, 세대와 세대 사이의 형제적 포옹이라는 기쁨을 다시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 교황청 개혁 마무리 작업에 박차

교황은 교황령 「복음을 선포하여라」를 통해 즉위 이후 계속 구상해 왔던 교황청 개혁을 단행했다. 새 교황령은 지난해 3월 19일 발표됐고, 성령 강림 대축일이던 지난해 6월 5일 발효됐다. 새 교황령으로 교황청 조직은 교황청 국무원을 제외하고 16개 부서와 9개 기구로 개편됐다.

하지만 교황청 개혁의 마무리라 할 수 있는 핵심 부서장들의 임명은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신앙교리부와 주교부, 수도회부 장관 등 주요 부서장들은 현재 주교 은퇴 연령인 75세를 넘겼다. 신앙교리부 장관인 루이스 라다리아 추기경과 주교부 장관 마르크 우엘레 추기경은 78세다. 수도회부 장관 주앙 브라스 지 아비스 추기경도 75세다. 교황은 올해 이들 부서에 새로운 부서장을 임명해, 세대교체를 완성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세계교회는 올해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을 재조명하는 한 해를 보낸다. 교황은 지난해 7월 2025년 희년 로고를 발표하며, 희년 준비의 일환으로 2023년을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을 공부하는 시간을 보낼 것을 요청했다. 2025년 희년의 주제는 ‘희망의 순례’다.

교황은 희년을 준비하며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 중 특히 4개의 헌장, 즉 전례헌장 「거룩한 공의회」, 교의헌장 「인류의 빛」, 교의헌장 「하느님의 말씀」, 사목헌장 「기쁨과 희망」을 집중적으로 공부할 것을 당부했다. 이를 위해 교황청은 공의회를 잘 모르는 신자들을 위해 헌장 4개의 내용을 현대 언어로 담은 책을 발간할 예정이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