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본지 기획 ‘정규한 신부와 함께하는 기도 따라하기’로 기도모임 하는 청주 오창본당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2-11-22 수정일 2022-11-22 발행일 2022-11-27 제 3320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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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과 대화하는 시간으로 신앙생활 풍성해졌어요”
주 1회 평일 저녁 미사 후 
제시된 성경 구절 함께 정독
기도 요점 정리해 묵상거리 공유
그림으로 성경 내용 새기기도

마음에 와닿았던 내용 기억하며
일상에서 묵상하는 훈련 통해
하느님과 더욱 가까워지고
‘참나’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

11월 16일 청주교구 오창본당 신자들이 ‘정규한 신부와 함께하는 기도 따라하기’ 기도모임을 하고 있다. 오창본당 제공

“복음 안에서 묵상하고 성찰하며 하느님과 끊임없이 대화하는 이 시간을 통해 신앙생활이 전보다 풍성해짐을 느낍니다.”

11월 16일 평일 저녁미사가 끝난 오후 8시경. 신자들이 모두 떠나고 고요한 청주교구 오창성당(주임 서철 바오로 신부)의 교리실에는 대여섯 명의 신자들이 앉아서 복음말씀 나눔이 한창이었다. 종이 한 장과 노트 한 권. 단출한 준비물이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더없이 풍성했다.

오창본당의 이 특별한 기도모임은 본지에 연재되고 있는 ‘정규한 신부와 함께하는 기도 따라하기’를 말 그대로 ‘따라하며’ 기도 훈련을 하고 있다. 정규한(레오나르도) 신부는 예수회 이냐시오 영신수련을 바탕으로 성경 묵상과 관상을 통해 기도훈련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지면을 통해 알려주고 있다. 이 기도훈련의 핵심은 숙고하기다. 매주 성경구절과 함께 내용과 관련된 청할 은총, 기도 요점을 정리한 정규한 신부는 성경 구절을 10분 정도 정독한 후 기도 요점을 숙고하고 기도하길 권하고 있다. 특히 기도 요점은 숙고하기를 잘할 수 있는 자료로 쓰인다. 정 신부는 각 성경 구절에 등장하는 사건, 인물의 말과 행동에 담긴 핵심을 4~7가지로 정리해 각자 생각해 볼 수 있게 안내한다.

오창본당 주임 서철 신부는 말씀 안에서 기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이 방법이 신자들의 기도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그렇게 시작된 기도모임은 두 팀으로 나눠 10주째 이어지고 있다.

서철 신부는 “말씀 안에서 기도하는 방법을 배운다면 성당에서 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쉽게 하느님을 만나고 깊이 있는 신앙생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 기도훈련을 본당 신자들과 함께하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오창본당 주임 서철 신부는 성경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성경 내용을 그림으로 그려 기억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이지만 기도모임에 참여하는 오창본당 신자들은 깊이 있는 묵상을 하고 일상에서도 열심히 묵상한 내용을 실천하고 있다. 서철 신부는 매주 본지 ‘기도 따라하기’에 제시된 성경 구절을 토대로 기도모임을 진행한다. 여러 신자들이 함께하는 모임의 특성상 서 신부는 성경 구절을 세 부분으로 나눠 그와 관련된 기도 요점을 3가지로 정리해 신자들과 공유하고 있다.

또한 서 신부는 자신이 성경 공부를 하며 도움이 됐던 방법들도 이 기도모임에서 공유하고 있다. 바로 그림을 통해 성경 내용을 기억하는 것이다. 서철 신부는 “성경뿐만 아니라 다른 공부를 할 때도 글보다 그림으로 보면 이해가 쉬울 때가 있다”며 “그래서 저는 기도모임을 하시는 분들이 성경 구절 안에서 묵상할 포인트를 각자 그림으로 그리며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1월 16일, 열 번째 기도모임에 참석한 신자들은 그날의 성경 구절을 읽으며 모임을 시작했다. ‘나탄이 다윗을 꾸짖다’(2사무 12,1-2) 부분의 말씀을 함께 읽은 신자들은 그 구절에 등장하는 사건을 세 부분으로 나눠 묵상거리를 공유했다.

바로 죄를 인정하고 뉘우치며 통회한 다윗의 이야기를 통해 신자들은 죄를 반성하고 회개하면서 질서있는 삶, 즉 하느님 중심의 삶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했다. 기도훈련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일상까지 이어진다. 마음에 와닿았던 내용을 하루에 10분 정도 묵상하며 성경을 내 것으로 만드는 작업도 함께한다. 서철 신부는 “말 그대로 훈련이기 때문에 매일 끊임없이 수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말씀을 읽고 특별히 와닿는 내용을 찾아서 일주일 동안 끊임없이 생각하면 기도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훈련의 목표는 하나다. 하느님과 가까워지는 것이다. 성경 구절을 읽고 매일 숙고하는 과정을 함께한 신자들은 조금씩 ‘참나’를 찾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찾은 내 안에서 신자들은 비로소 하느님과 만날 수 있었다.

기도모임 회원인 정연옥(루미나)씨는 “성경을 읽는데서 끝나지 않고 오랫동안 묵상을 하게 되니 몰랐던 단어들이 눈에 들어오고 새롭게 다가오면서 성경이 전보다 풍요롭게 느껴지는 것 같다”며 “매주 신문에 나오는 성경 구절을 하루에 40분정도 관상하는데 마음이 편안해질 뿐 아니라 삶의 기쁨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