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독자마당] 남기고 싶은 유산

김윤구(미카엘·대전교구 당진본당)
입력일 2022-11-16 수정일 2022-11-16 발행일 2022-11-20 제 3319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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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본당 늘푸른 어르신 성서대학은 2014년 3월 6일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김경식(미카엘) 주임 신부님의 적극적 후원과 학장을 비롯한 각반 담당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봉사와 재밌고 유익한 강의로 일취월장 하고 있다.

지난 10월 20일에는 숲정이성지와 김대건 신부가 중국에서 사제품을 받고 조국에 입국하여 첫 발을 디딘 축복의 땅인 나바위성지를 순례하면서, 성인이 체포되어 서울 포도청으로 이송된 후 사형선고를 받고 새남터에서 군문효수형을 당하기까지 역경을 깊이 묵상하면서 그 순교 정신을 이어 받아 살아갈 것을 다짐했다.

신앙인이라면 노후 대책보다 더 중요한 ‘사후 대책’을 세우기 위해 항상 기도하고 봉사하고 희생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팔순을 넘겨 인생 황혼을 맞으면서 자녀들에게 물려줄 유산 중에서 가장 소중한 유산은 아마도 부모가 가르쳐준 기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들이 부모를 생각할 때 어떤 모습이 가장 인상 깊게 느껴질까? 성모상 앞에서 기도하는 모습일까? 평생 묵주를 놓지 않는 모습일까?

서울에 사는 막내딸이 친구의 권유로 시작한 작은 사업이 경험 부족과 코로나19로 인해 부도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가게를 정리하려고 하였으나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고심하고 있던 중 그곳 주차 관리를 해주던 신자분이 ‘9일기도’를 시작해 보라고 권유했다면서 함께 기도를 해달라고 부모를 찾아왔다. 다음날부터 우리 부부와 딸은 간절한 마음으로 중간에 포기하는 일 없이 들어주실 때까지 계속하겠다는 각오로 ‘9일기도’를 시작했다.

우리는 흔히 기적이라고 말하는 은총을 수없이 청하고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았지만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면 바라던 뜻이 이루어져 상황이 정리되곤 함을 실감하게 된다.(2021년 6월 6일자 ‘QR로 듣는 교황님 말씀’ 중에서) 어느 날 딸은 인수자가 나타났다고 하며 더욱 신앙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며 기뻐했다.

요즘 들어서 다정했던 친구나 이웃들이 하나 둘 세상을 뜨는 것을 보며 새삼 늙음과 죽음을 묵상하게 된다. 이에 나의 버킷리스트를 정리해 본다.

1. 하느님 말씀을 묵상하며 아침·저녁기도 열심히 하기

2. 성경공부 꾸준히 하기

3. 욕심을 내려놓고 소유하려는 마음 보다는 누리는 마음 갖기

4. 이웃을 사랑하고 감사하기

5. 항상 건강을 허락해주심과 오늘도 살아 있음에 감사하기

김윤구(미카엘·대전교구 당진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