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사랑의 선교 수녀회(중)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2-11-15 수정일 2022-11-15 발행일 2022-11-20 제 3319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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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속과 희생으로 구원의 목마름 채우다

1981년 한국을 방문한 성 데레사 수녀(왼쪽)가 김수환 추기경을 만나 환담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목마르다.”(요한 19,28)

콜카타의 성 데레사 수녀가 만든 수많은 수도 공동체를 연결하는 것은 그녀가 제시한 공동의 목적, 즉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이 가지고 있는 영혼 사랑에 대한 끝없는 열망을 충족시킨다는 것’이다. 사랑의 선교 수녀회 모든 공동체의 성당에는 공통적인 문구가 걸려있다. ‘목마르다’이다. 사랑의 선교 수녀회가 이 말씀을 따르는 이유는 2000년 전, 인류 영혼의 구원만을 위해 십자가를 받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신 마지막 호소이기 때문이다.

이 말씀은 사랑의 선교 수녀회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성 데레사 수녀에게 가난한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봉헌할 수도 공동체인 ‘사랑의 선교 수녀회’를 세우도록 당부했다. 그 말씀을 따라 사랑의 선교 수녀회는 1950년 10월 7일 인도 캘커타대교구의 승인을 받고 설립됐다. 회원들은 가난한 이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가난한 이들의 모습 안에 살아 숨 쉬고 계시는 예수님의 현존을 믿고 그들을 사랑하며 대가 없는 희생적 봉사로 섬기면서 “목마르다”는 그리스도의 부르심에 응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목마름은 회원들이 수행하는 이웃 사랑의 사업을 통해 해소된다. 또한 속죄를 위한 각종 수단과 기도를 포함하는 보속과 희생 사업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갈증을 채울 수 있다고 믿는다. 사랑의 선교 수녀회 회원들은 이러한 활동을 통해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라고 말씀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와 만나게 된다.

가장 가난한 사람에게 겸손하게 봉사하고자 했던 성 데레사 수녀의 선택은 사랑의 복음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성 데레사 수녀는 자신의 말과 행동을 통해 계급이나 종교, 문화, 국적에 상관없이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들 모두의 마음을 감동시켰다. 성 데레사 수녀의 삶은 ‘오늘날에도 하느님은 여전히 세상을 사랑하신다’라는 말의 표상이 됐다.

2022년 현재, 사랑의 선교 수녀회는 108개국에 5125명의 다국적 수녀들이 세계 각국의 빈민가, 시립병원, 요양소, 갱생원, 교도소, 재활원 등을 방문하면서 소외된 이웃들이 삶의 희망과 용기 그리고 참생명의 의미를 찾도록 돕고 있다. 또한 결핵환자, 에이즈, 나병환자, 행려자, 정신지체 장애인, 알코올 중독자를 위한 요양원, 재활원, 보호시설, 임종의 집 그리고 무료 양로원도 운영하고 있다. 수도회의 정신과 영성에 따른 빈민을 위한 사도직이 주요 활동 분야이다.

사랑의 선교 수도회 가족으로는 사랑의 선교활동 수녀회, 관상 수녀회, 활동 수사회, 관상 수사회, 사제회, 협력자회, 고통의 협력자회 그리고 평신도회가 있다. 모두 가난한 이들 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이들에 대한 구원과 성화를 위한 일을 통해 하느님의 목마름을 채워 드리고자 하는 성 데레사 수녀의 영성을 공유한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