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사랑의 선교 수녀회(상)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2-11-08 수정일 2022-11-08 발행일 2022-11-13 제 3318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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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사랑의 열매 맺은 ‘빈민들의 종’

콜카타의 성 데레사 수녀.

사랑의 선교 수녀회 설립자는 아녜스 곤히아 브약스히야, 대중에게 ‘마더 데레사’라 불리는 콜카타의 성 데레사 수녀다. 1910년 8월 26일 유고슬라비아의 스코페에서 태어난 성 데레사 수녀는 신심 깊은 알바니아계 부모님으로부터 신앙심을 배우며 자랐다.

어려서부터 수도자의 꿈을 키우던 그는 인도에서 선교 활동을 하고 있던 한 예수회 신부의 말에 감화를 받아 1928년 9월 25일 로레또 성모 수녀회에 입회했다. 이듬해 1월 6일 인도 콜카타에 도착해 수련기를 보내고 1931년 5월 24일 첫 서원을 한 뒤, 1937년 종신서원을 했다. 성 데레사 수녀는 성 마리아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지리와 역사를 가르쳤던 그는 1944년부터는 교장직을 맡는 등 18년 동안 교편생활을 했다.

성 데레사 수녀가 살았던 시대, 인도 콜카타 거리에는 사회의 무관심과 가난으로 수많은 빈민들이 굶주리거나 죽어가고 있었다. 성 데레사 수녀는 자신이 재직 중이던 학교생활과 너무나 다른 빈민들의 삶을 목격하고 가슴 아파했다. 소외되고 버려진 이들을 향한 관심과 사랑은 성 데레사 수녀의 삶에 변화를 가져왔다.

1946년 9월 10일 피정 차 히말라야 산기슭의 다르질링으로 향하던 열차 안에서 가난한 이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가난한 이들 안에 계신 주님을 섬기고 그분을 따르라는 ‘부르심 안에서의 부르심’(Call within a call)’을 받은 성 데레사 수녀.

특별한 은총을 경험한 그는 사랑과 영혼들에 대한 예수님의 목마름을 풀어 드리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득 찼고 1948년 8월 16일, 오랫동안 누렸던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을 버리고 ‘빈민들의 종’이 되길 결심했다. 무관심과 가난,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들 곁으로 간 성 데레사 수녀는 주님과의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

빈손으로 시작된 그의 여정은 온갖 어려움과 역경에 부딪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좌절하지 않고 더욱 강인한 의지를 북돋울 수 있었던 것은 십자가 위에서 ‘목 마르다’라고 하신 예수 그리스도와의 친밀한 관계 때문이다. 성 데레사 수녀에게 하느님은 모든 것에 영감을 주고 자신의 소명이 세상에서 열매를 맺을 수 있게 도와주신 분이었다. 그분과의 일치는 성 데레사 수녀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됐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그의 헌신은 세상에 빛을 전하는 도구가 됐다. 그 빛은 세상 곳곳을 밝혔고 1979년 노벨 평화상이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1997년 9월 5일 데레사 수녀는 ‘와서 나의 빛이 되어 다오’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간청에 응답하며 아름다운 생을 마무리했다. 거칠고 주름진 손으로 가장 절박하고 비참한 순간에 놓인 이들을 어루만졌던 성 데레사 수녀. 그는 우리 시대 진정한 사랑의 어머니였다. 그가 선종한 지 6년 만인 2003년 10월 19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데레사 수녀를 시복했으며 2016년 9월 4일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시성됐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