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위해 기도할 때다

입력일 2022-11-01 수정일 2022-11-01 발행일 2022-11-06 제 3317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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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발생한 ‘이태원 참사.’ 꽃보다 아름다운 수많은 젊은이들의 희생 앞에 위로의 말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입에 발린 소리를 내뱉는 것보다 침묵하는게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 원인규명과 함께 고통에 대한 치유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한다.

이해하기 힘든 상황들을 언급해 보면, 첫째, 10만이 넘는 참가자가 예상됐지만 질서를 유지할 경찰인력은 소수 배치됐다는 것. 둘째, 일부 참가자들이 압사상황을 축제 퍼포먼스의 하나로 착각해 더 격렬히 춤추고 노래하는 바람에, 구급대원 도착이 지연됐다는 것. 셋째, ‘지역축제 안전관리 매뉴얼’도 주최자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라고 한다. 넷째, 원인이 밝혀져도, 책임질 사람이나 기관이 불분명. 다섯째, 희생자가 드러난 영상이나 사진을 무단으로 노출해 유족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고 있다는 사실. 이 밖에도 많지만 생략한다.

사고가 나면, 늘 여러 전문가들이 언론사에 등장해 원인과 대책을 이야기한다. 그럴 때 마다 생각나는 말이 있다. ‘사후약방문.’ 세월호 때 그랬고, 멀리 성수대교 참사 때도 그랬다. ‘애도 기간’을 지정하고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지만 희망의 흔적도 찾아볼 수 있었다. 혼란한 가운데서도, 많은 시민들이 심폐소생술에 참여해 적지 않은 참가자를 살려냈다고 한다. ‘사람의 생명과 존엄은 가장 귀중한 가치로서, 우리 사회의 어떤 것도 이보다 우선시 될 수 없다’는 주교단의 성명이 우리 각자에게 새겨지길 바란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비극적 결과로 숨진 희생자, 특히 젊은이들을 위해 부활하신 그리스도께 기도해 달라”는 교황의 당부에 적극 호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