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희망의 창’ 주제 전시 여는 신선영 작가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2-09-27 수정일 2022-09-27 발행일 2022-10-02 제 3312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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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색깔로 누구나 함께 소통할 수 있어요”
세 살 때 청력 잃었지만
작품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 전해

10월 14일까지 의정부교구 주교좌의정부성당 갤러리 평화에서 ‘희망의 창’ 주제 전시를 여는 신선영 작가가 9월 22일 경기 평택 작업실에서 작품을 만들고 있다.

“사랑과 희망을 전하는 작가이고 싶어요.”

세 살 때 열병으로 청력을 잃은 신선영(스텔라) 작가는 곧 다가올 전시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10월 1일부터 14일 의정부교구 주교좌의정부성당 갤러리 평화에서 ‘희망의 창’을 주제로 전시를 여는 그는 경력 10여 년의 작가다. 서양화를 전공한 후 현재는 한지와 물감, 밧줄·나무와 같은 버려진 재료 등 다양한 자재로 작업을 펼치는 그는 자신에게 작품은 ‘창’이라고 밝혔다. 어렸을 때부터 들리지 않고 말하기 힘든 자신에게 창을 열어 자연과 만나듯이 작품은 세상과 만나는 통로라는 뜻이다.

그런 그가 이번 전시에서 희망을 이야기한다. 2014년과 2016년 연 개인전에서도 ‘창’을 주제로 전시했던 그는 이번에는 희망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그동안은 귀가 들리지 않아 답답했던 마음과 소통하고 싶은 바람을 작품에 담았지만, 이번에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누구나 소통할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이 느낀 사랑을 타인에게도 전하는 이야기들로 작품을 만들어 전시를 꾸린다. 그중에서도 신 작가는 작품 ‘나뭇잎들’에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색깔과 방식으로 다양하게 소통한다는 메시지를 넣었다.

이렇게 신 작가가 사람들에게 희망과 사랑을 전하는 작품 활동을 벌이는 이유는 그가 삶 속에서 사랑과 희망을 느꼈기 때문이다. 어릴 때는 많은 사람을 만나지 않아 작품 활동에만 매진했던 그는 힘들고 외로울 때 주로 그림을 그렸다. 그러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여러 사람을 만나고 친구들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면서 수어를 배웠다. 자신과 대화하기 위해 친구들도 수어를 배우고, 친구들과 수어로 대화하며 소통할 수 있다는 용기와 사랑을 느낀 신 작가는 대화의 즐거움, 소통의 희망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 주고 싶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신 작가는 자신이 세상을 향해 희망의 창을 열기까지 “늘 ‘괜찮다, 수고했다’며 옆에 계셔 주신 하느님께 앞으로도 꼭 붙어 있겠다”고 말했다. 신 작가는 귀가 아예 들리지 않아 답답할 때도, 작품 활동을 한다고 신앙생활에 소홀했을 때도 하느님께서는 자신 곁에서 항상 다독여 주며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어 주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 작가는 10년 전 인공 와우 수술로 지금은 귀가 조금 들리고 구어도 배우고 있다며 “하느님께서 보여 주신 희망, 사랑을 저도 다른 사람들에게 계속 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신선영 ‘나뭇잎들’. 신선영 작가 제공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