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공동의 집’ 돌보기 / 박영호 기자

박영호 안드레아 기자
입력일 2022-09-27 수정일 2022-09-27 발행일 2022-10-02 제 3312호 2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지난 여름 유례없는 폭우를 경험했다. 특히 반지하의 열악한 삶을 살던 일가족이 순식간에 차오른 빗물 속에 잠겨 귀한 목숨을 잃는 것을 지켜봤다. 이미 전 인류가 직면한 기후재난의 또 한 가지 비극이었다.

그리고 9월 24일 수많은 시민들이 기후정의를 부르짖었다. 이미 오랫동안 기후변화를 체감해온 이들은 그 긴급성에 주목하고 이를 기후 ‘위기’로 규정했다. 그리고 위기는 정의로운 대응으로만 극복될 수 있기에 기후 ‘정의’의 실현을 부르짖고 있다.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으로서의 기후정의는 모든 이들이 참여하는 기후행동을 촉발한다.

가톨릭교회는 지금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으로 지구, 인류와 모든 피조물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고 ‘행동’에 나서고 있다. 우리에게 요구되는 ‘행동’은 쓰레기 줍기, 자원 재활용, 전기 절약에 그치지 않는다. 이를 포함한, 우리 삶의 방식을 온전히 전환하는 데에 유일한 희망이 있다. 그것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통해 전하는 통합생태론, 생태적 회개의 가르침이다.

본지가 ‘공동의 집 돌보기-생태적 회개의 여정’이라는 이름으로 총 10회에 걸쳐 마련한 특별기획은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의 7가지 목표를 살펴보는 기회였다. 그 여정을 통해 우리는 오늘날 ‘공동의 집’ 지구의 부르짖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고, 우리 모두에게 부여된 피조물을 돌볼 책임을 성찰했다. 이제 막 시작된 7년 여정의 첫 해를 보내면서, 창조질서의 보전을 위한 투신이 바로 신앙인의 본질적 소명이라는 것을 깨닫는 기회가 되었기를 희망한다.

박영호 안드레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