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교황 "북한의 초대 기다리고 있다” 재천명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2-08-31 수정일 2022-08-31 발행일 2022-09-04 제 3309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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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와 인터뷰 중 4차례 언급
유 추기경 “최고의 중재자 기대”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17일 로마 바오로 6세홀에서 일반알현을 주례하고 있다. 교황은 최근 KBS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방문 의지를 재천명했다. 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한에서 초대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북한의 초대에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천명했다. 아울러 한국인들에게 “평화를 위해 일하길” 촉구했다.

교황은 8월 26일 방영된 KBS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에게) 초대를 받는 대로 저는 북한에 갈 것”이라면서 “북한에서 저를 초대하는 때가 제가 북한에 갈 때”라고 방북 의사를 밝혔다. 교황은 “방문하는 목적은 언제나 ‘형제애’”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은 “문화의 열쇠, 정치 상황의 열쇠, 종교의 열쇠이며 모든 민족의 형제”라며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교황의 이번 방북 의사는 북한을 향한 굉장히 적극적인 메시지로 풀이된다. 교황은 지난 2018년 문재인(티모테오) 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방북 의사를 밝힌 이래 꾸준히 방북에 대한 의지를 표명해왔다. 그러나 그동안 교황의 방북 의사 표명은 문 전 대통령이나 유흥식(라자로) 추기경과의 면담 자리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해져왔다. 반면 이번 방북 의사는 한국 공영방송을 통해 교황이 직접 발언한 것이다. 교황은 인터뷰 중 4차례나 반복해서 북한의 ‘초대’를 요청하면서 “거절하지 않을 테니 초대하라”고 밝혔다.

교황과 자주 면담하며 교황의 방북 의지를 들어온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교황은 최고의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추기경은 “북·미와 남·북 관계에는 서로에 대한 강한 불신이 깔려있다”며 “교황님은 지구상에서 최고의 윤리 도덕적 권위를 지닌 분으로,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대화와 타협이 이뤄지는데 최고의 중재자 역할을 하실 수 있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또 전쟁을 경험한 한국인들에게 “평화를 위해 일하길” 부탁했다. 교황은 “여러분은 전쟁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고 있다”며 “평화를 위해 일하십시오”라고 거듭 당부했다. 교황은 “이것이 인간의 소명이라 생각하고, ‘참된 행복’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며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마태 5,9)이라는 복음 말씀을 들었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강주석(베드로) 신부는 “교황님께서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하신 것이기 때문에 정부와 국민들은 북한의 교황님 초청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고민하면 좋겠다”면서 “신자들 차원에서는 교황 방북이 이뤄지도록 함께 기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