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우리의 형제자매, 피조물」

염지유 기자
입력일 2022-07-26 수정일 2022-07-26 발행일 2022-07-31 제 3305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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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 델리오 외 2명/김일득 신부 옮김/303쪽/1만5000원/프란치스코 출판사


“공동의 집 지구를 훼손하는 것은 하느님과의 관계 어긋나게 하는 일”
프란치스칸 영성 기반으로
인간과 피조물 관계성 조명
생태적 회심의 길로 안내
‘지구의 몸에 못 박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몸에 못 박는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 있는가.

프란치스칸 영성으로 인간과 피조물의 관계성을 조명하고, 우리를 생태적 회심의 길로 안내하는 책이 번역 출간됐다.

세 명의 프란치스칸 저자들은 기후 변화와 생물 다양성 붕괴로 생태 재앙에 직면한 인류의 현실을 진단하고, 프란치스코 성인이 설명하는 피조물 이해를 알기 쉽게 전한다. 성인은 지구를 ‘하느님의 집’으로 여겼다. 인간뿐 아니라 자연도 하느님의 사랑과 존중을 받는 형제자매로서 공동의 집 안에서 가족 관계를 이루며 산다고 가르쳤다.

이 지점에서 저자들은 지구를 훼손하는 일은 환경 문제를 넘어 하느님과의 관계를 어긋나게 하는 종교 문제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지구가 하느님의 집인 이유는 그분이 세상을 창조하셨기 때문만이 아니다. ‘하느님은 모든 존재 안에 머문다’는 것이 그리스도 육화의 진리이기 때문이다. 곧 지구를 훼손하는 일은 작은 피조물 안에도 머물러 계신 주님의 거룩한 현존을 파괴하는 일이다.

저자들이 말하는 생태적 회심의 핵심은 하느님께서 피조물의 다양성 안에서 당신을 드러내 보이시기에 모든 피조물의 존엄성과 상호 연결성을 깨닫고, 이를 소중하게 ‘일구고 돌보라’(창세 2,15)라는 부르심에 응답하는 것이다.

책은 4부로 나뉜다. 1부 피조물과 그리스도의 육화, 2부 가족 피조물, 3부 피조물과 관상, 4부 피조물과 회개다. 각 주제마다 생태 위기를 맞은 인류가 꼭 알아야 할 생태론을 설명하고, 이를 프란치스칸 영성에 비추어 성찰한다. 기도, 묵상 예제, 일상 속에서 할 수 있는 실천 사항들도 제공해 우리가 창조주이신 하느님, 그분 현존인 피조물과 올바른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들은 “하느님 안에서 모든 피조물이 존재의 의미를 찾도록, 단지 아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고, 실천하고, 돌보고, 구하려는 희망을 나누자”며 지구를 치유하는 여정에 우리를 초대한다.

염지유 기자 g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