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맥간공예전 여는 배민정 작가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2-07-26 수정일 2022-07-26 발행일 2022-07-31 제 3305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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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빛 머금은 보릿대로 온화한 성모님 표현
8월 10~15일 갤러리1898서
‘보리에 평안을 담다’ 주제로
예수·성모 얼굴 등 20점 전시
자개와는 또 다른 매력 지녀

맥간공예 배민정 작가는 “보릿대가 주는 따뜻함과 예수님, 성모님의 따뜻함이 닮아있다”고 말한다.

지름 0.5㎝도 안 되는 보릿대를 하나하나 펴서 도안에 따라 잘라 붙이는 맥간공예. 빛을 머금은 보릿대는 결에 따라, 그리고 보는 이의 마음에 따라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전한다. 자연에서 난 재료이기에 은은하고 따뜻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공예다.

배민정(헬레나·서울 아차산본당) 작가는 6년 전, 자개의 매력에 빠져 전시를 찾아보다 맥간공예를 알게 됐다. 아름다운 빛을 뿜어내는 보릿대 작품은 자개와 비슷해 보였지만, 그 안에 담긴 따뜻함은 자개와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배 작가는 “전시에서 맥간공예 작품을 처음 봤을 때 화면에서 보는 것과 너무 달라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며 “황금빛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개와 달리 따뜻한 느낌이 있어서 마음이 갔다”고 전했다.

그는 맥간공예에서 자신이 기도를 하며 느낀 예수님과 성모님의 따뜻함을 느꼈다. 첫 만남에 마음을 뺏긴 배 작가는 바로 맥간공예 공방으로 전화를 걸었다. 그렇게 맥간공예연구원 이상수 원장과 인연을 맺은 그는 맥간공예 작가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

“공예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성모 마리아 작품을 만들어 협회전시에 출품했어요. 어느 분이 그 작품을 사가셨고, 경북의 한 공소에 걸어놨다고 전화를 주셨죠. 제 작품을 보고 공소 신자들이 기도하며 신앙을 키워나간다고 생각하니 책임감을 가지고 잘 만들어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이후로도 꾸준히 가톨릭 작품을 만들어 온 배 작가는 8월 10일부터 15일까지 서울 명동 갤러리1898에서 첫 개인전을 연다. ‘보리에 평안을 담다’를 주제로, 전시에서는 성모 마리아, 루르드 성모, 예수님 얼굴, 최후의 만찬 등 작품 20점을 선보인다.

매주 성당에서 만난 성모님에게 따뜻함을 느껴온 배 작가는 전시 출품작 중 특히 성모의 얼굴을 표현하는 데 신경을 썼다.

“제가 생각하는 성모님은 어머니같이 모든 것을 포용하고 안아주시는 분이세요. 그러한 느낌을 담고자 눈을 온화하게 표현하는데 신경을 썼죠. 최후의 만찬 같은 경우는 예수님에게 슬프고, 힘든 상황이지만 저는 곧 부활하실 예수님을 생각해 딱딱하기보다는 부드럽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결에 따라 달라지는 빛이 중요한 심미적 요소이기에 맥간공예는 주로 풍경이나 동물을 표현한 작품이 많다. 하지만 가톨릭 작품은 예수님과 성모님 등 사람의 얼굴이 중심이기 때문에 이를 보다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작품으로 완성했다.

“보릿대뿐만 아니라 필름지를 사용하는 방법도 원장님께 배웠어요. 얼굴만 있는 작품은 보릿대로 작업을 하면 선이 쉽게 보이기 때문이죠. 보릿대와 달리 다채롭고 화려한 표현이 가능한 필름지로 작업한 예수님의 얼굴도 전시해 다양한 예수님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배 작가는 수많은 보릿대를 펴고, 자르고 붙여 성모님 얼굴, 예수님 얼굴을 완성하는 과정이 행복하고 따뜻하다고 말한다.

배 작가는 “추운 겨울을 견디고 싹을 틔우는 보리로 만든 작품을 보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분들이 힘을 얻어가셨으면 좋겠다”며 “제가 작품을 만들면서 느낀 따뜻하고 행복한 경험을 전시를 보시는 분들이 함께 느끼고 돌아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최후의 만찬. 배민정 작가 제공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